이재명 "12일 출석"에…"7~9일 나와라" 단식 이유 꺼낸 검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단식 중이다. 뉴스1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오는 7~9일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12일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환 일정을 둘러싼 검찰과 이 대표의 갈등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수원지검은 이날 오전 문자 풀을 통해 “이 대표 측 변호인에게 12일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겠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이 대표에게 금주 중 7~9일 피의자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출석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7~9일 출석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 “이 대표가 두 차례 불출석한 바 있고,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부터 단식 중인 만큼, 건강상태를 고려하면 이번 주 중에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이번 주가 지나면 이 대표의 단식이 10일차가 지나가는 만큼 이 대표 측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출석을 더 꺼릴 것”이라며 “이 대표가 ‘무리한 수사’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출석하는 과정에서 휠체어에 앉아 이동하고, 조사를 받다가 구급차에 실려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검찰 조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소환 일정을 이 대표의 단식이 끝난 뒤로 미루는 방안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주가 지나면 조사 시기를 정하기 어렵다고 자체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이 주 2회 열리고 있고 다음 주부터는 대장동 사건에 대한 재판도 본격화해서다. 10월에는 국정감사와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이 예정되는 등 정기국회 일정도 빡빡하게 잡혀있다.

검찰이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으로 이 대표에게 소환 날짜를 통보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로 입건하고 지난달 23일 “8월 30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당장 내일(24일) 조사를 받으러 가겠다”며 검찰과 이견을 보이면서 8월 30일 조사는 무산됐다. 검찰은 이어 이 대표에게 “4일 출석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표 측은 “이달 11~15일 중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