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둔화 속 라임 사태까지...악재 쌓이는 펀드 시장
국내선 라임 재수사 여파로 공모펀드 악영향 우려
펀드 시장에 악재가 쌓이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 장기화 조짐에 해외 펀드 시장에서 비중이 큰 중화권 펀드 자금 유출이 심화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라임 사태 이슈 재점화로 사모펀드를 넘어 공모펀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인 5일 기준 국내에서 운용 중인 설정액 10억원 이상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중국·홍콩 펀드 설정액은 최근 한 달간 2387억원이 감소하는 등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그 다음으로 설정액 감소분이 많은 아시아·태평양 펀드(767억원)의 3배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손실 위험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중 중국·홍콩 펀드는 평균 6.11% 수준의 손실률을 기록해 타 지역에서 가장 낮았던 브라질 펀드(-5.04%)보다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또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홍콩 주식 보관액은 32억759만달러(약 4조2661억원)으로 지난 7월 말(35억5396만달러·약 4조7268억원)에 비해 한 달여 만에 약 10%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다.
중화권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중학개미들의 보유 금액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지난해 말(2022년 12월30일) 기준 수치가 38억5213만달러(약 5조123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감소 분의 절반 이상이 지난 한 달여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는 지난달 중순경 중국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의 채무불이행 위기가 고조되면서 금융권으로 위험이 전이됐고 이에 손실 위험이 커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서둘러 주식과 펀드를 매도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개월 연속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경기 침체 장기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자금 유출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구이위안의 부채 리스크로 촉발된 중국 경기 리스크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중국 정부가 최근 주식거래세 인하 등 증시 활성화 대책과 부동산 부양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같은 우려가 일시에 해소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구이위안이 유예됐던 달러표시 채권 이자를 지불하면서 디폴트 고비를 넘겼지만 금융시장은 중국 부채 리스크를 여전히 경계하는 모습”이라며 “부채 리스크는 위기발생 여부를 떠나 저성장 압력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고 중국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부양에 나설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라임 펀드 재수사 이슈가 미치는 파장이 커지면서 펀드 시장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9년 발생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등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특혜성 환매, 펀드 돌려막기, 펀드 자금 횡령 등 새로운 위법 정황을 발표하면서 검찰이 라임펀드를 판매했던 증권사들은 압수수색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재수사가 전문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와 관련된 것으로 일반 개인 투자자 중심인 공모펀드와는 성격이 다소 다르지만 펀드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졌던 2019년에도 공모펀드 시장이 더욱 크게 위축됐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4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와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한 일반 공모펀드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 4일 기준 57조5937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2년여 전인 지난 2021년 말(12월31일 기준·102조91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시기 뜨거웠던 투자 열기가 상당히 많이 식은 상황에서 이번 재수사가 펀드 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모펀드 재수사가 펀드 판매사인 증권사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투자자들의 증권사 불신이 커지면서 상품 판매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며 “2019년과 같은 공모펀드 시장 위축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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