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타고 우크라 망명한 러 조종사 “다른 러 군인들도 망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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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군 조종사가 지난달 헬기를 타고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까지 비행해 망명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8개월 만에 러시아 공군 조종사가 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UR은 "망명한 모든 러시아 군인은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러시아 장비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포함하여 유사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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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군 조종사가 지난달 헬기를 타고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까지 비행해 망명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8개월 만에 러시아 공군 조종사가 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헬기 조종사 출신인 막심 쿠즈미노프(28) 육군항공대 대위는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이 같이 밝혔다. 러시아 극동 출신의 쿠즈미노프 대위는 전쟁 전 러시아 전역에서 병력과 장비를 수송하는 일을 했으며, 전쟁이 벌어진 뒤로는 우크라이나 남부 러시아군 점령지까지 병력과 장비를 수송했다고 밝혔다.
쿠즈미노프 대위는 우크라이나 망명을 결심한 뒤 지난해 12월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국(HUR)에 연락해 수개월 간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전쟁 초기부터 “왜 전쟁을 벌여야 하나”는 의문에 빠졌고 “전쟁 범죄로 생각해 동참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쿠즈미노프 대위는 우크라이나로 비행해 망명하라는 HUR의 계획을 받아들여 지난달 9일 망명을 결행하기로 했다. 그는 당시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에서 다른 두 명의 러시아 군인이 함께 탑승하고 있던 Mi-8 헬기를 조종해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보브찬스크 근처까지 이동했다. 러시아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신호발생기를 끈 상태였다. 쿠즈미노프 대위는 헬기가 착륙하자마자 우크라이나 국경을 향해 질주했다고 전했다. 키릴로 부다노프 HUR 국장은 당시 함께 있던 러시아군 두 명이 도망치려다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에 말했다.
HUR은 이번 작전을 지난 1966년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가 망명을 희망하는 이라크 공군 병사와 3년간 접촉한 끝에 미그 전투기를 비행해 망명하게 한 이른바 ‘다이아몬드 작전’에 빗댔다.
쿠즈미노프 대위는 우크라이나에서 안전을 보장받고 50만달러(약 6억6200만원)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의 부모님이 모두 우크라이나에 있다면서 자세한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HUR은 “망명한 모든 러시아 군인은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러시아 장비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포함하여 유사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쿠즈미노프 대위는 다른 러시아군 병사들에게 자신을 따라 망명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당신은 알지 못하는 일들이 너무 많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보지 못했다”며 “모든 것을 알게 되면 생각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는 쿠즈미노프 대위의 이번 망명이 대반격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남부에서 일부 영토를 회복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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