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이는 67.9%와 1.48개, '5강 희망' 롯데의 '구원 투수' 윌커슨

이형석 2023. 9. 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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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에 합류한 애런 윌커슨은 롯데 자이언츠의 연패 스토퍼이자 구세주다.

KBO리그 입성 후 8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ERA) 2.03을 기록하고 있다. 팀 동료 찰리 반즈(1.43)에 이어 후반기 평균자책점 2위. 올스타 휴식기에 합류해 리그 적응 기간이 아주 짧았던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중간 성적표다. 

최근 1점대 평균자책점을 이어온 윌커슨은 지난 5일 울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6피안타 3실점 했다. 5-1로 앞선 5회 초 1사 1, 2루에서 유격수 노진혁의 실책성 플레이 탓에 아쉬움이 컸다. 

윌커슨의 영입은 롯데가 던진 마지막 승부수다. 롯데는 올스타 휴식기인 7월 18일 댄 스트레일리(3승 5패 평균자책점 4.37)를 방출하고, 윌커슨과 총액 35만 달러(4억 7000만원)에 계약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58승 31패 평균자책점 3.42를 올렸고, 독립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했다. 대학 졸업 후 프로 구단 지명을 받지 못해 식료품점에서 일한 독특한 이력까지 있다. 

윌커슨은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가도록 '구원 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6이닝을 투구하며 불펜진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4.57로 퇴출 후보로 거론된 반즈가 후반기 환골탈태하는 자극제 역할도 한다. 

롯데 선발 윌커슨이 7월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치른 KBO 데뷔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윌커슨은 첫 등판이던 7월 26일 두산의 12연승 도전을 가로막는 동시에 팀 3연패를 끊으며 KBO리그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지금까지 3연패 두 차례, 7연패 한 차례를 끊는 '연패 스토퍼' 역할을 맡았다. 롯데는 윌커슨의 합류 덕에 5강 희망을 이어가는 셈이다. 

윌커슨은 구위가 압도적인 유형은 아니다. 전체 구종의 37%를 차지하는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3.6㎞/h다. 분당 회전수도 2117.8로 리그 평균보다 낮지만, 피안타율은 0.154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슬라이더(18.2%) 체인지업(13.3%) 커브(13.8%) 커터(17.7%) 등 여러 구종을 능수능란하게 던진다. 

윌커슨의 진짜 무기는 커맨드(원하는 곳으로 던지는 제구력)에 있다.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지 않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두루 활용한다. 특히 우타자 기준 바깥쪽 승부에 강하다.

그의 스트라이크 비중은 67.9%다. 올 시즌 45이닝 이상 던진 투수 90명 중 네 번째로 높다. 9이닝당 볼넷은 1.48개로 최소 2위에 올라있다. 이런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를 제압한다. 

윌커슨은 "초구 스트라이트를 잡아야 승부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최대한 빠른 템포로 던져 야수진이 힘들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말에 그의 스타일이 담겨 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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