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6팀' 황인범, 낯선 세르비아에서 새출발… 족쇄 다 풀고 다시 도전한다

김정용 기자 2023. 9. 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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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이 최근 5년간 6팀에 몸담는 복잡한 여정 끝에 낯선 도시 베오그라드로 향한다.

유독 안팎에서 다양한 변수에 시달렸던 황인범 입장에서는 외부적 요인을 끊고 진짜 실력으로 빅 리그의 러브콜을 이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황인범의 경우 올림피아코스와 1+2년 형태의 계약이었고 올여름 연장옵션을 발동시키지 않으면 FA 신분으로 빅 리그 진출을 모색할 수 있었다.

비록 빅 리그 진출은 아니지만,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는 한층 수준 높은 유럽대항전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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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황인범이 최근 5년간 6팀에 몸담는 복잡한 여정 끝에 낯선 도시 베오그라드로 향한다. 유독 안팎에서 다양한 변수에 시달렸던 황인범 입장에서는 외부적 요인을 끊고 진짜 실력으로 빅 리그의 러브콜을 이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황인범은 5일(한국시간) 세르비아 강호 츠르베나즈베즈다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2억 원)로 알려졌는데, 세르비아 리그 사상 최고 액수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1회(1991) 차지한 츠르베나는 수많은 전설적 선수가 거쳐갔지만 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 드라간 스토니코비치 등 대부분 자국 선수였다. 예외라면 한때 독일 대표팀의 유망주였던 마르코 마린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뒤 츠르베나로 건너와 리그 최우수 선수까지 수상한 것 정도다. 마린은 현재 츠르베나 스카우팅 담당자로 일하며 아예 베오그라드에 정착했다. 영입 당시 기대치는 황인범이 구단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황인범의 경력은 유독 파란만장했다. 첫 프로 팀인 대전시티즌을 2019년 초 떠났는데, 이때 서유럽으로 직행할 수도 있는 실력과 기대치가 있었지만 행선지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소속된 밴쿠버화이트캡스였다. 1년 반 활약한 뒤 2020년 여름 러시아의 루빈카잔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카잔 소속일 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경력이 본격적으로 꼬이기 시작했다. 전쟁시 특별 규정을 활용해 작년 전반기는 FC서울 임대로 보냈다. 작년 여름부터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에서 활약했다.


올림피아코스에 장기간 정책해야 되나 싶었지만, 올여름 계약조항 관련 분쟁을 감수해가면서 팀을 이탈했다. 그리고 츠르베나와 새 계약을 맺었다.


대전 소속이었던 5년 전부터 지금까지 무려 6팀을 거쳤다. 가는 팀마다 기량을 인정 받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다시금 증명한 선수의 경력이라기엔 굴곡이 심했다.


올림피아코스를 탈출하듯 이적한 건 전쟁으로 인한 특수상황의 여파 때문이었다. 올림피아코스에 1년만 머무른 뒤 재계약과 자유계약(FA)을 유리하게 택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지난 시즌 러시아 리그를 떠난 주요 선수 중에는 1년 안에 재차 팀을 옮긴 사례가 흔했다. 황인범의 카잔 동료였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단적인 사례다. 지난해 3월 모국 조지아의 디나모바쿠미로 이적했다가 3달 뒤 나폴리로 재이적했고, 김민재와 함께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끌며 MVP까지 차지했다.


황인범. 서형권 기자
황인범. 서형권 기자

황인범의 경우 올림피아코스와 1+2년 형태의 계약이었고 올여름 연장옵션을 발동시키지 않으면 FA 신분으로 빅 리그 진출을 모색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외 대리인으로부터 이 사실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던 황인범은 8월 중순에야 계약조항을 인지하고 뒤늦게 행동에 나섰다. 빅 리그 이적시장이 9월 1일에 닫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했다. 결국 관심을 보인 팀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빅 리그 진출은 무산됐고, 츠르베나행에 만족해야 했다.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황인범이 이적에 나선 건 올림피아코스뿐 아니라 신뢰를 잃은 기존 대리인과의 문제도 정리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황인범은 외부적 요인을 마침내 정리했다. 비록 빅 리그 진출은 아니지만,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는 한층 수준 높은 유럽대항전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다.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2022-2023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 이어 이번 시즌은 UCL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G조에서 만나는 맨체스터시티, RB라이프치히 상대로 기량을 증명할 기회가 생겼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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