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 없는 정상 외교전… 尹, 첫날부터 '경제 거점' 세일즈
아세안과 실질적 협력 구상 펼칠 듯… '비즈니스 거점' 확보 주력
인도네시아, 인구 많고 내수시장도 커… 공급망 기반 갖춰 큰 매력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순방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본격적인 다자 외교에 나선다. 지난달 미국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협의체를 만든 뒤 갖는 첫 외교 무대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발표한 원칙·정신에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가 담긴 만큼, 윤 대통령은 아세안과의 실질적 협력 구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인도태평양 지역 비즈니스 거점 확보'라는 실익도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하루에만 5개국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오전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오후에는 의장국으로서 '아세안+한·일·중 정상회의'까지 주재하는 점을 감안하면 쉴 틈 없는 외교 강행군이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외교전은 물론 경제 협력을 위한 양국의 기반이 마련되는 시간이 마련될 수도 있다.
모든 외교를 경제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는 이번 순방에서 더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아세안을 글로벌 공급망의 거점으로 판단, 이번 순방을 통해 각 국가와 경제협력 파트너십 구축을 준비 중이다. 아세안의 수요가 높은 디지털,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스마트시티 등 미래 분야를 중심으로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4차 산업 혁신의 길을 함께 이뤄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인구가 가장 많고 내수 시장도 가장 크다. 지난해 기준 약 6억7000만명의 아세안 인구 중 약 40%를 차지하는 2억7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이 인구 평균 연령이 44세에 달하는 것과 달리 인도네시아의 평균 연령은 30세로 젊다. 또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발굴, 수주 지원 활동, 전기차 및 배터리 공급망, 한류를 활용한 청년·디지털 시장으로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측면에서도 경제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채굴·제련부터 음극재, 전구체, 배터리셀, 배터리팩 생산, 배터리 유통 및 재활용까지의 공급망 기반을 갖고 있다. 국내 산업계에서도 배터리 제조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이 광물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에서 핵심 광물을 조달할 경우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국내 기업들은 현지 시장 선점을 위해 공급망 협력에 뛰어들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 대해 "분야별로는 개발협력, 해양안보 강화, 디지털 첨단기술을 포함한다"며 "인태지역의 핵심인 아세안의 규범 형성은 경제통상 규모를 확대하고 성장의 밑거름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대통령도 실질적인 경제 협력 구축을 예고했다. 순방 직전 "한국은 경제, 사회문화 분야에서 아세안의 수요를 충실히 반영한 실질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해양안보, 사이버안보, 국방, 방산 등 안보 분야에서도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저는 한국의 강점인 디지털과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협력사업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아세안 연대구상과 아세안의 인태전략인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한 아세안의 관점' 간 연계와 협력의 사례가 될 예정으로,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하겠다는 의지다.
이날 윤 대통령은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도 예정됐다. 한국은 한·일·중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아세안+3을 대표하는 조정국이다. 윤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동아시아 공동체 비전 실현을 위해 아세안과 한·일·중 간 협력 활성화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한일, 중국과의 협력 의지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일간지와 인터뷰를 갖고 "이제 한·일·중 3국 간 협력도 다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국은 3국 간 협의체의 의장국이자 아세안+3에서 3국을 대표하는 조정국으로서 협력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3국 간의 협력이 다시 활기를 찾게 되면 아세안+3의 협력도 더 큰 동력을 얻을 것"이라며 "이는 '아세안 중심성'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자카르타=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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