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7개월만 재개했는데…北고려항공 일주일째 중·러 운항 중단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중단했던 중국ㆍ러시아와의 하늘길을 3년 7개월 만에 다시 열고도 최근 들어 일주일 넘게 운항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설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특이한 움직임이란 분석도 나온다.
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북한 고려항공은 지난달 29일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으로 향한 항공편을 끝으로 이날까지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평양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여객기 역시 지난달 28일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현재 북한의 운항 노선이 이 둘 뿐이라서, 북한의 국제선 운항이 모두 중단한 상태다.
앞서 북한은 코로나19를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항공을 포함한 교통편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2일에야 3년 7개월여 만에 평양-베이징 노선을 재개했다. 이후 지난달 24일과 26일, 29일 베이징행 항공편이 운행됐다. 이 때문에 북한이 매주 세 차례 정도 여객기를 정기 운항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일주일 넘게 북한발 여객기는 베이징에 오지 않고 있다. 6일 오전 9시 현재 서우두 공항 홈페이지에서도 7일까지 출ㆍ도착이 예정된 북한발 여객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항공 측은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경우, 지난달 25일과 28일 여객기를 띄웠다. 이후로는 운항 기록이 없다. 북한은 노선 재개 당시 150인승 투폴레프 204 기종을 투입했는데, 이 항공기는 현재 순안공항에 계류 중이라고 VOA는 전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북한의 최근 여객기 운항이 임시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기편 재개를 앞두고 시험 운항을 했을 수 있다는 풀이다.
또 일각에선 북한이 코로나19로 발이 묶였던 중국과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잠시 여객기를 투입했을 수 있다고 관측한다. 북한은 지난해 5월에도 의약품과 물자 수송을 위해 중국 선양 타오셴 공항으로 수송기 3대를 보낸 적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오는 10~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계기로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방러하더라도 열차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항공편과는 특별히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근 북한의 고려항공 여객기 운항 재개는 해외 노동자 귀국과 평양에 있는 외국 사절단 귀향 조치와 관련성이 더 있어 보인다”며 “현재로썬 북한에 대한 관광 수요가 높지 않은 만큼 여객기의 국제노선 투입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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