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폴란드에 ‘K-명품무기’ 총출동

양낙규 2023. 9. 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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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방산전시회에 국내기업 대거 참여
유럽시장 공략 위해 신무기체계 등 선보여

한국 방산업체들의 큰손으로 떠오른 유럽 시장을 잡기 위해 한화그룹과 LIG넥스원 등이 폴란드 최대 방산전시회에서 총력전을 편다.

한화그룹의 방산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은 5~8일까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 2023)에서 무인 및 육·해·공·우주 분야의 첨단 무기체계를 선보인다고 4일 밝혔다.

MSPO는 1993년부터 폴란드 최대 규모의 국제방산전시회로 올해 31회째를 맞는다. 폴란드는 매년 주도국 한 곳을 정해 개막식 축사, 고위급 대담, 공동세미나 개최 등을 진행하는데 올해는 대한민국을 주도국으로 정했다.

국내 방산 업체들이 MSPO에 나선 것은 폴란드가 지난해 한국과 17조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최대 수출 방산국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FA-50 경공격기 48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등을 수입하는 기본 계약을 통해 지난해 방산 수출액의 72%를 차지했다.

올 하반기 2차 계약도 앞두고 있어 수출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폴란드가 2차 계약으로 주문한 무기는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K-239) 등이다. 계약 규모만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회는 올해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통합사 출범과 5월 한화오션의 그룹 편입 이후 공동 참가하는 첫 글로벌 행사다. 한화는 한국관 정중앙에 375㎡(약 113평) 크기의 대규모 통합전시관을 차렸다. 중앙에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체계 개발이 진행 중인 미래형 국방로봇인 무인수색차량에 지대지 유도탄인 천검을 탑재한 무기체계가 처음 공개했다.

폭발물탐지·제거로봇도 국내 양산을 앞두고 외부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해외에도 급조폭발물(EOD) 로봇은 있지만, 대부분의 지뢰 탐지는 병력이 직접 장비를 들고 수행해야 하지만 한국이 개발한 폭발물 탐지제거로봇은 별도 병력 투입 없이 지뢰를 찾아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 폴란드에 법인을 설립하고 최근 법인등기 절차를 완료했다. 회사가 유럽 내 처음으로 세운 해외법인이다. 향후 2차 기본 계약이 이뤄지면 폴란드 현지 생산을 통해 급증하는 유럽 수요에 대응하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정부는 추가 협상을 통해 올해 말까지 2차 실행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폴란드는 물론 네덜란드, 캐나다 등 전 세계의 잠수함 교체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한화오션도 30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III 배치(Batch)-II’ 모형을 전시해 해양 방산 시장을 공략한다. 이 모델은 세계 두 번째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적용한 디젤 하이브리드 잠수함이다. 기존 납축전지 적용 때보다 잠항 시간은 3배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공동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용되고, 한화시스템의 전투체계가 탑재되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 사례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2조원 중 절반 가량인 9000억원을 투자해 유럽, 북미 등 해외 방산거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한화시스템은 우주에서의 정찰 솔루션으로 최악의 조건에서도 육·해·공 무기체계를 실시간 네트워크로 연결해 ‘미래형 전투’에 나설 수 있는 최적의 기술을 공개했다. 저궤도 위성으로 전시·재난 상황에서 원활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초소형SAR위성은 악천후에도 선명한 관측이 가능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양국 신뢰를 기반으로 차세대 협력사업을 기대한다"며 "2차 수출이 빠르게 이뤄져 한국산 무기체계가 유럽을 거점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LIG넥스원은 이번 전시회에서 항공 탑재 유도무기 KGGB(한국형 GPS 유도폭탄), 장거리공대지유도탄을 비롯해 현궁·신궁 등 지상 유도무기와 드론분야 제품을 선보인다.

국방과학연구소 주도하에 LIG넥스원이 개발한 KGGB는 FA-50을 포함한 다양한 항공기에 장착 및 운용이 가능하다. ‘중거리 GPS 유도 키트’를 장착해 원거리 공격 및 주야간 전천후 정밀공격은 물론 GPS 교란에도 대응할 수 있다. 장거리공대지유도탄 역시 국방과학연구소 주도하에 국내 기술로 개발되는 최초의 공중발사 유도탄으로, 수백㎞ 떨어진 핵심 표적을 정밀공격할 수 있는 KF-21 핵심 무장이다.

이 밖에도 LIG넥스원은 공격용 드론인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등도 선보인다.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LIG넥스원이 확보한 기술 경쟁력을 알리고 한국 방위산업 선도업체로서 LIG넥스원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해외 방산 전시회에서는 처음으로 폴란드 K2 전차 실차(K2GF MBT)와 성능개량형 K808 차륜형장갑차 실차를 전시했다. 폴란드 K2 전차는 지난해 8월 긴급소요분 180대에 대한 첫 수출 계약이 체결된 이래 올해까지 총 28대가 현지에 조기 인도된 상태로 2025년 말까지 납품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성능개량형 K808 차륜형장갑차는 원격무장장치(RCWS)를 탑재하고, 대전차 지뢰나 급조폭발물에 대응하기 위한 방호 능력을 강화해 향상된 전투 수행능력을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다. 폴란드 성능개량형 모델인 K2PL(K2 Poland) 라인업도 공개된다. 폴란드형 K2 전차(K2PL MBT)와 계열화 전차인 구난전차(K2PL ARV), 개척전차(K2PL AEV), 교량전차(K2PL AVLB) 등 총 4종이다. 이밖에 30t급 신형 NV장갑차와 디펜스 드론, 다목적 무인차량 등 미래형 지상 무기 체계도 함께 선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폴란드 수출형 FA-50PL 전투기와 잠정전투적합 판정을 받아 성능이 입증된 KF-21 한국형전투기, 소형무장헬기(LAH), 수직이착륙무인기 NI-500VT, 무인 AAV 등 차세대 주력 기종을 선보였다. 특히 KAI는 전투기 교체 수요가 있는 주요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FA-50과 KF-21에 대한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또 NATO 회원국 주요 관계자를 만나 FA-50과 KF-21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잠재고객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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