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과 다르네…'배신자 낙인' PSG 신입생, SNS 작별인사→친정팬 "행운을 빌어"

나승우 기자 2023. 9. 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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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진심을 다해 작별인사를 전했음에도 올림피아코스 팬들에게 욕설과 모욕을 당한 황인범과 달리 파리 생제르맹(PSG) 신입생 브래들리 바르콜라는 친정팀 올랭피크 리옹 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프랑스 RMC 스포츠는 6일(한국시간) "바르콜라는 리옹 홈 구장에서 팬들에게 모욕을 당한지 이틀 만에 침묵을 깼다"면서 바르콜라가 SNS를 통해 리옹 팬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2002년생 프랑스 국적 윙어 바르콜라는 리옹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리옹에서 프로 데뷔를 이뤘다. 2021/22시즌 유소년 리그에서 3골 4도움으로 두각을 나타낸 바르콜라는 그 시즌 1군 데뷔에 성공했고, 지난 시즌엔 준주전으로 도약해 리그 26경기에 나서 5골 9도움을 올리며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펼쳤다.

곧바로 여름 이적시장 뜨거운 매물로 떠올랐다.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 시티 등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물론이고 독일 신흥 강호 라이프치히도 바르콜라에게 관심을 보였다. 세대 교체를 진행 중이었던 PSG도 바르콜라 영입전에 참전했다. 그리고 이적시장 마지막 날 PSG 입단이 확정됐다.


PSG는 지난 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적 유망주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파리지앵이 됐다"며 "바르콜라는 리옹에서 PSG로 완전 이적했다. 2028년까지 5년 계약을 체결했으며 등번호 29번을 달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바르콜라는 "매우 기쁘다. 이렇게 훌륭한 팀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다. 큰 대회에 참가하는 야망 넘치는 팀이기 때문에 나 또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은 "바르콜라는 큰 열망을 가진 매우 유망한 선수다. 프랑스의 젊은 인재를 팀에 추가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반갑게 맞이했다.

바르콜라의 이적을 본 리옹 팬들은 분노했다. PSG가 리그1 절대 강자로 떠오르기 전, 리그 패권을 쥐고 있던 팀이 리옹이었고, 최근까지도 우승 경쟁을 이어왔던 PSG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시즌 1무 2패로 승리가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유망한 선수가 라이벌 팀으로 이적한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바르콜라는 지난 4일 리옹 원정에서 후반 30분 우스만 뎀벨레를 대신해 투입했다. 적이 돼 돌아온 바르콜라에게 리옹 팬들은 욕설과 모욕이 담긴 야유를 보냈고, '폭풍 속에서 훈련한 팀을 떠난 넌 배신자야'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바르콜라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다. 그리고 이날 리옹은 PSG에게 1-4 완패를 당하며 1무3패로 리그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충격이 컸던 것일까. 경기 후 이틀이 지난 후에야 바르콜라는 SNS를 통해 리옹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바르콜라는 "지난 며칠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다. 어떤 말을 해야할지 쉽지 않았다. 그때는 더 어려웠으나 지금은 분명해졌다"면서 "올랭피크 리옹이라는 팀, 코칭 스태프, 감독, 지도자, 동료들, 그리고 언제나 지지를 보내준 모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는 건 여러분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선택은 감사한 마음을 빼앗지 않을 거다. 1군과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13년 이상을 매일 최선을 다해 보냈고, 그건 잊지 못할 기억이다"라며 리옹에서 보내 매 순간이 소중했다고 덧붙였다.

경기장에선 야유를 보냈지만 작별인사 글에서 만큼은 리옹 팬들도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팬들은 하트 이모티콘과 함께 "항상 뒤에서 응원할게", "좋은 경기 보여줘", "이적료 고마워", "핌내고, 행운을 빌게"라고 화답했다.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츠르베나 즈베즈다에 입단한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과는 확연히 다른 상황이다.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와 계약 기간 관련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올림피아코스는 3년 계약이라고 주장했고, 황인범은 1+2년이라고 맞서며 이적을 허용해 달라고 했다.

오랜 갈등 끝에 츠르베나로 이적한 황인범은 SNS에 "모든 것들에 대해 올림피아코스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사랑을 받은 건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지난 시즌 여러분이 보내준 사랑과 응원을 생각하면 날 향한 모든 비판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동료들, 코칭 스태프, 지원 스태프들에게도 감사하다. 모두가 이번 시즌 좋은 일을 이뤄냈으면 한다. 리그 타이틀을 다시 가져오고, 유로파리그에서도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하지만 올림피아코스 팬들은 "다시는 올림피아코스에 돌아오지 마라", "배신자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가 없다"는 식의 악플로 황인범의 정성에 먹칠을 했다.

사진=PSG, RMC 스포츠, 바르콜라 SNS, E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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