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배제 적용' 9월 모평… 눈치 보는 학원가, 수험생 혼란 가중

'킬러문항' 언급 자제하는 입시학원도
일부 학원은 당일 자료 내지 않기로
"정보 취사선택해 난이도 판단해야"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킬러문항 배제'가 적용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 진행된다. 수능 난이도 예측 자체가 어려워진 데다 일부 입시학원에서 예년과 달리 난이도 분석을 꺼리면서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가원은 6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2139개 고등학교(교육청 포함)와 485개 지정학원에서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를 시작한다. 9월 모의평가는 오는 11월16일 시행되는 2024학년도 수능과 시험 성격, 출제 영역, 문항 수 등이 동일하다.

이번 모의평가는 수험생들에게 올해 수능의 난이도 등을 탐색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시험으로 여겨진다. 지난 6월 정부가 올해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9월 모의평가에 처음으로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킬러 문항을 배제할 경우 수능에서 어느 정도의 난이도가 결정될 것인지 이번 모의평가를 통해 예측해볼 수가 있는 것이다.

1일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본사에서 재수생들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보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그러나 일부 대형 입시학원들이 정부 정책 변화의 영향으로 눈치를 보고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대성학원은 이번 모의평가 때 예년과 달리 실시간으로 출제 경향과 난이도 분석 자료를 발표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성학원이 당일 분석자료를 내지 않는 것은 1965년 개원 이래 처음이다. 진학사도 당일 분석 자료를 발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두 학원 모두 모의평가 다음날 난이도 분석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 EBS는 모의평가 당일 현직 고교 교사들과 매 교시 출제경향을 분석해 발표한다.

그외 종로학원, 메가스터디, 유웨이, 이투스에듀 등은 기존대로 매 교시 출제 경향과 난이도 분석 자료를 내놓겠다는 방침이지만 '킬러문항'에 대한 언급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학원들이 모의평가 분석을 주저하는 이유는 정부가 '사교육 카르텔 타파'를 주요 개혁 가치로 내걸고 사교육업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이 문항이 킬러다'라고 하면 (정부로부터) 압박을 당할 수 있을 것 같아 무섭다"라며 "최대한 킬러문항이라는 언급을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대형 입시학원에 대해 국세청 세무조사, 교육부 현장점검 등에 나서면서 학원가는 크게 움츠러든 상황이다.

이같은 변화로 수험생들은 난이도 분석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부 방침으로 난이도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데다, 입시 학원들도 각기 다른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학원들은 모의평가 자체의 난이도 분석에 최대한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9월 모의평가 이후 바로 수능이기 때문에 모의평가 난이도가 수능 난이도로 직결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능에서 도대체 어떤 난이도로 나올지 예측이 잘 안되는 게 올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투스에듀 관계자도 "수험생 입장에서 혼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업체마다 정보가 다를 경우 학생들이 취사 선택을 해서 판단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