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레고랜드發 PF 위기 1년...해외 부동산 투자까지 ‘암운’

백서원 2023. 9.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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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말 불거진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증권사들이 후폭풍을 겪은 가운데 사태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이후 1년 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해외 부동산 투자 위험까지 확대되는 등 부동산 관련 부실이 업계 전반을 짓누르는 모양새다.

특히 국내 부동산 PF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채 해외 부동산 투자 문제까지 확산되면서 대형사로도 부실 위기가 번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저금리 시대에 자본력을 활용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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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IB 수수료 수익 1조7천억...전년比 45% 감소
부실 재발·대형사 대체투자 우려까지...영향 장기화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연합뉴스

지난해 9월 말 불거진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증권사들이 후폭풍을 겪은 가운데 사태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이후 1년 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해외 부동산 투자 위험까지 확대되는 등 부동산 관련 부실이 업계 전반을 짓누르는 모양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가입된 61개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인수·주선, 매수·합병, 채무 보증 등 투자은행(IB) 관련 수수료 수익 총합은 1조71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3조1397억원 대비 45.3% 감소한 수치다.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IB 관련 수수료 수익을 낸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4.0% 감소한 1963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도 1747억원으로 2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31.8% 줄어든 규모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IB 관련 수수료 수익은 각각 1339억원, 1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44.6%, 21.8% 줄었고 삼성증권(1026억원)과 하나증권(864억원)은 각각 25.8%, 49.4%씩 줄었다. 미래에셋증권(663억원)과 신한투자증권(659억원)은 28.7%, 44.8%씩 낮아졌다.

특히 중소형사들의 IB 관련 수수료 수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올투자증권이 91.1%의 감소율을 기록했고 하이투자증권(-72.5%)·이베스트투자증권(-71.3%)·한화투자증권(-69.0%)도 70%를 웃돌거나 그와 가깝게 수익이 줄었다.

중소형사들의 IB 수익이 큰 폭 감소한 것은 지난해 9월 말 발생한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인한 자금 시장 경색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시장 부진이 길어진 것이 주요 악재로 작용했다.

그동안 증권사들의 IB 부문에서 수익 비중이 컸던 부동산 PF 사업이 부실화 우려로 위축된 영향이다. 이는 대형사보다 중·후순위 부동산 PF 대출을 늘려왔던 중소형사들의 큰 실적 타격으로 이어졌다.

강원도 춘천시 소재 레고랜드 전경.ⓒ연합뉴스

업계에서는 레고랜드 사태가 일어난 지 1년 여만에 중소형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기는 다소 진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PF 대출 리스크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만기 도래에 따른 ‘9월 위기설’이 제기되는 등 관련 부실의 재발 가능성이 불거진 것이 또 다시 부담을 키우고 있다.

특히 국내 부동산 PF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채 해외 부동산 투자 문제까지 확산되면서 대형사로도 부실 위기가 번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저금리 시대에 자본력을 활용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대형사(20.7%)가 중소형(10.1%)보다 2배 가량 높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가치는 하락하고 연체율은 증가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렸던 해외 대체 투자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 둔화로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는 줄었지만 반대로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가 끝나려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대형 증권사 실적에도 장기간 부정적인 영향으로 반영될 수 있다”며 “국내도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가 나타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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