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꺾마의 마음으로” SK엔무브, 엔진오일 넘어 전력효율

전기차용 윤활유, 열관리 시장 개척…전력효율 솔루션
박상규 “액침냉각 기술로 에너지 효율화 기업 될 것”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지크 브렌드 데이(ZIC Brand Day)에서 지크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엔무브

“SK엔무브는 지크(ZIC) 브랜드를 확장시켜 전력효율화 시장을 이끄는 ‘에너지 세이브 컴퍼니’로 도약하겠습니다.” 

박상규 SK엔무브(엔무브)사장은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SK엔무브 지크 브랜드데이 행사에 참석해 엔무브의 비전을 이같이 소개했다.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내연기관 엔진오일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따라, 2040년에 54조원 규모로 성장할 신사업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력효율화 시장의 또다른 먹거리인 열관리 선제적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박 사장은 “엔무브가 전기차 시대에도 기업의 미래가 괜찮을까에 대해 우려가 있었을 것”이라며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이겠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내연기관 차가 줄어든다고 해서 윤활유가 쓸모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전기차와 함께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전기차용 윤활유 지크(ZIC)가 전기차 모형 안에서 구동되고 있다.   사진=심하연 기자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엔진오일과 다르게 전기차 윤활유는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 저항을 줄이는 데 사용된다. 사용량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적고 교체 주기도 반영구적이지만, 엔무브는 원료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서 선두권에 서겠다는 목표다. 현재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2040년 12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박 사장은 전기차 윤활유의 원료인 윤활기유가 글로벌 점유율 4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엔무브는 전력 효율화 시장 사업의 일환인 열관리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박 사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의 열관리를 위한 액침냉각 시장이 2040년 4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사업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액침냉각용 지크(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근 모습이다.   사진=심하연 기자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침전시켜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이날 전시장에선 실제 데이터센터 서버를 윤활유에 담가 작동하는 모습을 시현했다. 현재 이 기술은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납품해서 시범운영 중이다.

엔무브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지알시(GRC)에 2500만 달러 지분투자를 진행하며 액침냉각 시스템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상민 그린성장사업실장은 라이브 토크에서 “액침냉각은 공랭식 냉각 대비 사용 전력의 90%이상 절감할 수 있고, 전체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의 30%이상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진행한 라이브토크에선 다양한 질답이 오갔다.   사진=심하연 기자

한편 엔무브는 전기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전력효율을 높이는 제품을 새 브랜드인 ‘ZIC e-FLO’라는 이름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엔무브는 2009년 윤활유 사업 분사 이후 14년간 흑자를 이어온 알짜기업으로 일상에서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에너지가 쓰일 수 있도록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이 곧 에너지 효율화고, 향후 연료 효율뿐 아니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