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든 경찰 보자 바닥 엎드린 흉기男…20초만에 검거했다
경찰이 흉기를 들고 길거리를 배회하는 남성을 향해 권총을 꺼내 단시간에 제압하는 영상이 화제다. 최근 서울 신림역과 경기 서현역에서 발생한 무차별 흉기 난동으로 인해 '저위험 권총' 보급 등 정당한 경찰 물리력을 적극 권장하는 모양새다.
6일 경찰청이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6시 30분쯤 충북 청주 서원구의 한 사거리에서 흉기를 든 남성을 경찰이 테이저건 대신 권총으로 제압했다.
유동 인구가 많아지는 퇴근 시간인 점을 고려해 경찰은 재빠르게 테이저건 대신 권총을 꺼내 들었다. 이어 “칼 버려! 칼 버려! 엎드려! 엎드리라고!”라고 남성을 향해 외쳤다. 권총을 든 경찰의 경고에 남성은 주춤거리며 바닥에 몸을 낮췄고, 함께 출동한 다른 경찰이 발로 남성이 들고 있던 흉기를 차 멀리 밀어내고 남성을 검거했다.
당시 검거된 남성은 만취 상태였던 상태로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에게 혼이 나 자해하기 위해 흉기를 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남성을 폭력행위처벌법상 우범자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해당 영상에선 경찰의 신속한 물리력 행사가 돋보였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피의자를 검거하는 과정만 걸린 시간은 20초 남짓으로 신고를 받은 지는 3분 만에 검거에 성공한 것이다.
최근 불특정 다수를 향한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르자 국민적 불안이 커지면서 일선 경찰들은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4일 흉기 난동 등 강력범죄 발생 시 총기, 테이저건 등 정당한 경찰 물리력을 과감하게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7일 폭력사범 검거 과정에서 정당방위를 적극 적용할 것을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모든 현장 경찰에게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고, 101개 기동대에 흉기 대응 장비를 신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저위험 권총은 기존 권총 대비 25% 정도 가볍고 격발 시 반동도 30% 수준이어서 사용과 휴대가 쉽다. 발사 시 허벅지를 기준으로 뼈까지 도달하지 않도록 최대 6㎝ 정도에 박히도록 개발됐다. 저위험 탄 외에 공포탄과 9㎜ 보통탄(실탄)도 사용할 수 있다. 총기 손잡이 부분에 삽입해 사격한 시간과 장소, 발사각과 수량, 탄의 종류를 자동으로 기록하는 ‘스마트 모듈’도 탑재돼 있어 총기 사용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증명해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찰청은 내년 저위험 권총 5700여정 지급을 시작으로 3년 동안 2만9000정을 보급해 1인 1총기 보급을 완료하기로 했다. 현재 지구대와 파출소에 근무하는 약 5만명의 지역 경찰에게는 38구경 권총 2만2000여정만 지급돼 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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