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홍창기 '철벽 수비', KT 마법 잠재웠다…6.5G차 선두로 1위 수성 청신호

김지수 기자 2023. 9. 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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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선두 LG 트윈스가 1시간 40분 넘게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우여곡절 끝에 2위 KT 위즈를 꺾고 정규리그 우승의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 승부처에서 수차례 결정적인 '그물망 수비'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LG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 시즌 11차전에서 5-4로 이겼다. 최근 2연패의 사슬을 끊고 KT와 격차를 6.5경기 차로 벌렸다.

LG는 이날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허도환(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우완 최원태가 선발투수로 나섰다.

KT는 조용호(우익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윤석(1루수)-이호연(2루수)-배정대(중견수)-장준원(유격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8월 5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0의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뽐냈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최원태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LG는 2회초 기선을 제압했다. 선두타자로 나온 문보경이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1-0으로 먼저 앞서갔다.

LG는 1점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후속타자 오지환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허도환의 희생 번트 성공으로 1사 2루 찬스를 이어갔다. 오지환은 문성주의 타석 때 쿠에바스의 폭투를 틈 타 3루까지 진루한 뒤 문성주의 2루수 앞 땅볼 때 홈 플레이트를 밟아 LG에 추가 득점을 안겼다.

KT도 빠르게 반격에 나섰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박병호가 최원태를 상대로 중앙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면서 2-1로 점수 차를 좁혔다.

LG는 강공으로 응수했다. 3회초 선두타자 오스틴, 문보경의 연속 안타와 오지환의 볼넷 출루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허도환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3-1로 달아났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는 문성주의 유격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문보경이 홈 플레이트를 밟아 스코어를 4-1로 만들었다.

KT 타선도 화력 싸움에서 뒤지지 않았다. 3회말 선두타자 조용호가 볼넷 출루 후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곧바로 황재균이 1타점 적시타를 쳐내면서 4-2로 따라붙었다.

경기 흐름은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로 크게 요동쳤다. 4회초 선두타자 홍창기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게임이 중단됐다. 

저녁 7시 44분 중단된 경기가 재개되기까지는 1시간 44분이 소요됐다. 비가 그치고 그라운드 정비를 끝낸 뒤 저녁 9시 28분 다시 게임이 속행됐다.

양 팀 벤치는 장시간 경기가 중단된 탓에 투구수와 무관하게 선발투수를 조기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KT는 4회초 이상동, LG는 4회말 유영찬이 투입됐다. 

KT는 4회말 거센 추격을 이어갔다. 1사 후 배정대가 솔로 홈런을 폭발시키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2사 2루에서 황재균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더 보태 4-4로 균형을 맞췄다.

LG는 6회초 다시 리드를 되찾아 왔다. 선두타자 홍창기의 2루타, 신민재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 찬스를 중심 타선으로 연결했고 김현수가 깨끗한 우전 안타로 홍창기를 홈으로 불러들여 5-4로 다시 앞서갔다.

LG는 이후 불펜진이 KT의 저항을 실점 없이 잠재웠다. 6회말 김진성, 7회말 백승현이 KT 타선을 나란히 삼자범퇴 처리하면서 리드를 지켜냈다.

최대 고비였던 8회말에는 캡틴이자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수비가 이닝을 지배했다. LG는 8회말 1사 후 박명근이 장성우에 2루타를 허용한 뒤 대타 김민혁에 볼넷을 내주면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여기에서 마무리 고우석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고우석은 KT 이호연에게 원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143km짜리 컷 패스트볼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처리하기 까다로운 바운드의 타구가 2루 베이스 근처로 향했지만 LG 오지환의 완벽한 수비가 빛났다.

오지환은 포구 직후 오른발로 2루 베이스를 자연스럽게 터치해 1루 주자를 포스 아웃 처리하고 매끄러운 1루 송구로 타자 주자까지 잡아냈다. KT의 추격 의지를 꺾어 놓고 LG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그림 같은 수비였다.

LG 야수진의 수비 집중력은 9회말에도 유지됐다. KT 선두타자 배정대가 외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보냈지만 우익수 홍창기가 탄성을 자아내는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면서 이닝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고우석과 LG를 살리는 호수비였다.

LG는 고우석이 1사 후 문상철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면서 잠시 위기감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고우석은 흔들리지 않았다. 조용호를 유격수 직선타,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기록상으로는 김현수의 결승타, 불펜진의 릴레리 호투가 승리로 이어졌지만 결정적이었던 건 8회말 오지환, 9회말 홍창기의 수비였다.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기대를 모았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수준 높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LG는 이날 승리로 KT를 4연패로 몰아넣었다. 시즌 68승 43패 2무, 승률 0.613으로 KT(63승 51패 2무, 승률 0.553)를 6.5경기 차로 따돌리면서 향후 선두 수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LG는 정규리그 잔여 31경기, KT는 28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LG 긴 연패에만 빠지지 않는다면 '1위 수성'이 조금 더 유리한 입장이다. 

LG는 31경기에서 16승 15패로 5할 이상만 기록하더라도 최종 승률 0.591를 기록한다. 이 경우 KT가 28경기에서 21승을 따내야만 양 팀의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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