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北, 러에 무기 제공시 대가 치를 것…김정은이 결정권자”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적 지원을 하는 것과 관련해 북한과 러시아 간 논의가 활발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게 우리의 분석”이라며 “양국 무기 거래와 관련해 앞으로 지도자급 논의가 계속될 것이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양국) 지도자들이 직접 대면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한 공개적 약속을 준수하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죽이는 데 쓰일 무기를 러시아에 공급하지 말 것을 북한에 계속 요구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분명히 무기 제공과 관련한 최종 의사결정권자”라고 지목하고 “북한이 단념시킬 기회를 (우리는)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들도 (우리와)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을 전 세계에도 계속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러 간 무기 거래 정황이나 정보가 파악될 때마다 선제적으로 이를 공개하고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전날 북·러 합동 군사훈련을 시사한 데 대해서는 “러시아가 북한과 더 많은 군사훈련을 하려 한다면 이는 러시아가 선택할 문제”라며 “미국이 그간 광범위한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한 일들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강화했다고 믿는다”고 했다.
“한·미·일 맞서 북·중·러 정상회담 가능성”
이와 관련해 북·중·러 3국이 최근 획기적으로 강화된 한·미·일 안보 협력에 맞서 북·중·러 정상회담을 포함해 협력 관계를 더욱 증진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알렉산드르 만수로프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날 워싱턴타임스 주최 세미나에서 “미·러, 미·중 관계가 지금 궤도대로 계속 간다면 향후 푸틴(러시아 대통령),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이 3자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만수로프 교수는 북·중·러가 한·미·일 협력 확대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3자 군사협력을 개시할 수 있다고도 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도 북·중·러 3국 정상회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미 당국자를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기 거래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부는 이와 관련된 중앙일보 질의에 “김정은이 러시아에서 정상급 외교 접촉을 포함해 (무기 거래) 관련 논의가 계속되기를 기대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국무부 “러에 무기 지원시 조치 취할 것”
미 국무부의 베단트 파텔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어떤 국가든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있을 수 있는 후과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밝혀 왔다”며 “우리는 역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적절하게 조율하고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북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 관련 이슈가 북ㆍ러 안보 밀착에 대한 미국의 대응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두 사안은 관련돼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은 복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러시아 침공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을 한층 괴롭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파텔 부대변인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을 전면 수입금지한 것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중국 정책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말할 내용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다만 “일본의 (방류) 계획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 기준을 포함한 국제 기준에 부합하고 안전하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벽돌로 내연남 암매장한 엽기 모녀…어느 유품 정리사의 기록 | 중앙일보
- 알바 구하러 나갔다가 성폭행 당한 소녀…끝내 삶 포기했다 | 중앙일보
- "자리 왜 안 바꿔줘" 고교생, 여교사 5분간 폭행…의식 잃었다 | 중앙일보
- 이다영, 또 김연경 저격 "갑질 사과하면, 그 비밀은 지켜주겠다" | 중앙일보
- "성관계 좋은 것, 많이 해봐야"란 교사…"성희롱 의도 아니었다" | 중앙일보
- 사장 몰래 2700만원어치 주문 취소한 치킨집 직원…그 이유 '충격' | 중앙일보
- 권총 든 경찰 보자 바닥 엎드린 흉기男…20초만에 검거했다 | 중앙일보
- 비누·치약에도 자물쇠 걸었다…좀도둑과 싸우는 美 마트 상황 | 중앙일보
- 단식 이어 휑한 국회서 촛불 든다…"野본인들 잔치? 정말 궁금" | 중앙일보
- '금쪽' 기초연금 40만원 인상, 128만명 먼저?…소득기준 보니 [신성식의 레츠 고 9988]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