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에 꽂힌 공대생, 전문대 공부… 전남 6개大선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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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순천대학교에서 이공계 분야를 공부하던 영린씨(가명)는 2학년 들어 웹툰에 끌리기 시작했다.
순천에는 웹툰 분야 특화 전문대학인 청암대가 있었다.
교육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30' 사업에서 전남에서 유일하게 예비지정대학으로 선정된 순천대를 중심으로 전문대들이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구조다.
순천대를 중심으로 순천제일대는 이차전지 부품, 전남도립대는 드론, 청암대는 애니메이션, 한영대는 석유화학과 해양 관광 분야 등을 특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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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대학처럼 인재 키우기
지자체-대학-전문대-기업 합심
새로운 지·산·학 협력 모델 첫발
국립 순천대학교에서 이공계 분야를 공부하던 영린씨(가명)는 2학년 들어 웹툰에 끌리기 시작했다. 새 도전은 어렵지 않았다. 순천에는 웹툰 분야 특화 전문대학인 청암대가 있었다. 학적을 옮길 필요도 없다. 두 대학이 학사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청암대 학생은 순천대에 개설된 다양한 교양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순천대 학생은 청암대에서 전문대 특유의 현장 밀착형 실무 교육과정을 접하고 취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전남 여수의 한영대를 졸업하고 석유화학 분야 기업에서 일하는 승태씨(가명)는 화학 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었다. 박사 학위를 받고도 싶었지만,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한영대와 학사 교류를 하는 순천대 편입 문을 두드려보기로 했다. 순천대는 승태씨같이 실무 경험이 있는 인원을 위한 학·석사 통합 과정이 있다. 실무 경험을 학점으로 인정해주기도 한다. 순천대에서라면 직장에 다니면서 박사 학위까지 받아 전문적인 연구인력이 되는 길도 가능한 것이다. 학생 수 감소로 대학원생 구하기가 어려운 순천대 입장에서도 실무 경험이 풍부한 승태씨는 놓치기 어려운 인재였다.
전남 6개 대학이 마치 하나의 대학처럼 지역 연결돼 인재를 키우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지역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체계다. 위의 두 사례는 이 체계가 완성됐을 때를 상정한 가상 사례다. 4년제 국립대와 전문대가 서로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이르면 내년 신입생부터 이런 체계가 가동될 예정인데, 이를 위해 첫걸음을 떼는 행사가 5일 순천대 본부에서 열렸다.
순천대는 순천제일대, 전남도립대, 청암대, 한국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 한영대와 ‘우수 강소지역기업 육성 및 지역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대학은 지·산·학 협력을 통한 우수 강소지역기업 육성, 특화분야 중심 교육과정 공동개발 등을 추진하게 된다.
대학 간 협력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 시도가 눈에 띄는 것은 대학과 전문대, 지역 기업의 협력 체계가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30’ 사업에서 전남에서 유일하게 예비지정대학으로 선정된 순천대를 중심으로 전문대들이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구조다.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30 사업이 단지 소수 지방대만 살리기 위한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지역대학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순천대가 그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순천대를 중심으로 순천제일대는 이차전지 부품, 전남도립대는 드론, 청암대는 애니메이션, 한영대는 석유화학과 해양 관광 분야 등을 특화할 계획이다. 이병운 순천대 총장은 “6개 대학이 보유한 역량과 잠재력을 끌어내 대학 발전을 넘어 지역과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새로운 지·산·학 협력 모델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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