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게임족 증가세… 굿즈 판매·작은 오락실 인파 몰려

이다니엘,김지윤 2023. 9. 6.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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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구 10∼50대 꾸준히 늘어
현장 팬들, 인플루언서와 함께 즐겨
체험형 행사 10초 만에 매진되기도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상당부분 완화되면서 오프라인 게임 행사를 찾는 이들도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라이엇 게임즈 스토어. 게임사 제공


탄성을 자아내는 프로게이머의 슈퍼 플레이를 직관하고, 평소 즐기는 게임의 팬 행사에 적극 참가하는 ‘오프라인 게임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1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게임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관련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게임으로 치르는 프로 대회인 e스포츠는 MZ세대 사이에서 ‘대세 스포츠’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프로 대회 모습. 게임사 제공


지난 3일 대전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프로 시리즈(PMPS)’ 결승전 현장에는 앳된 얼굴의 10~20대 팬들이 대부분 좌석을 메워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주최사인 크래프톤에 따르면 올해 이곳에서 수차례 대회를 열었는데, 갈수록 빈 좌석이 줄면서 총 2330명의 팬이 현장을 찾았다. 관람객들은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 가능한 모바일 게임의 장점을 살려 쉬는 시간마다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작은 오락실’은 이용을 원하는 이들이 줄을 서야 했다. 현장을 찾은 A씨는 “저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2년차 게이머”라면서 “광양에서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왔다. 다양한 굿즈와 치어풀을 보면서 응원할 맛이 났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난 1월 발표한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국내 e스포츠 종목사(게임사) 투자는 14.6% 증가한 838.8억원, 매출액은 17.2% 상승한 329.3억원으로 집계됐다. 눈여겨 볼 점은 e스포츠를 즐겨 찾는 주요 연령층이다. 30대가 되기 전 e스포츠를 최소 한 번이라도 접한 비중은 72.1%였고, 대회를 시청하는 팬의 50.6%가 적극적인 직관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e스포츠는 국내에서 야구 다음으로 시청자가 많은 스포츠로 알려져있다. 첫 대회 현장 관람 연령대는 10~30대 비중이 90%대에 육박했다. 여가활동으로써 e스포츠를 선택한 이유로는 ‘재미’ ‘스트레스 해소’ ‘건전함’ ‘자기 만족’ 등이 꼽혔다. 친구(53.3%)와 가장 많이 동행했고,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향이 69.8%로 의향 없음(2.0%) 대비 수십배 높았다.

국내 최고 인기 e스포츠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유명세만큼이나 팬들의 직관 충성도도 가장 높다. 지난달 대전에서 시즌 결승전에 맞춰 진행한 ‘팬 페스타’에는 전국 각지에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팬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현장을 방문한 팬들은 유명 인플루언서와 다양한 게임 프로그램을 즐기고 곳곳의 부스에서 체험형 활동을 하면서 게임 굿즈도 구매했다. 라이엇 게임즈에 따르면 사흘간 2만2000명이 축제를 즐겼다.

코로나19 팬데믹 규제가 상당부분 완화된 분위기 속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이용자 친화적인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해 ‘겜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골수 게이머의 팬심을 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적극적인 소통 문화를 통해 게임사-이용자 간의 오해를 정기적으로 해소하는 창구 역할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팬 페스트. 게임사 제공


다수의 라이브 흥행작을 보유한 넥슨은 최근 각 라인업 별로 이용자 참여형 행사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한 ‘메이플스토리 팬 페스트’에는 6000명 이상이 다녀가 두터운 팬덤을 입증했다.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 출시한 PC 온라인게임이다. 20년이 훌쩍 지났지만 PC방 순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며 게이머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특유의 귀여운 캐릭터 굿즈는 게임을 하지 않는 방문객에게도 매력적이다. 넥슨은 게임 내 유명 마을을 오프라인 공간에 그대로 구현하는 한편 2차 창작 굿즈 상점과 각종 체험형 이벤트, 대표 BGM을 편곡한 공연, 아트워크 전시 등으로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마비노기’는 지난 6월 일산 킨텍스에서 ‘판타지 파티’를 열어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았다. 5500명의 관람객이 참여한 행사에선 일러스트 전시, 체험형 이벤트, OST 공연 등이 이어졌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개발 총괄자인 민경훈 넥슨 디렉터는 직접 단상에 올라 게임 개발 엔진을 교체하는 장기 프로젝트 ‘마비노기 이터니티’를 처음 공개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펄어비스는 매년 ‘검은사막’ 이용자를 초청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행사 ‘검은사막 페스타’를 개최한다. 지난 7월 진행한 행사는 예매 시작 10초 만에 표가 매진돼 견고한 팬덤을 증명했고, 오프라인 현장에는 발디딜 틈 없는 인파가 몰려 큰 인기를 실감했다.

정의준 건국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게 디지털 게임과 가상 콘텐츠는 평소에 즐기는 문화이자 또래간의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며 함께할 수 있는 문화적 공유물”이라면서 “(오프라인 행사는) 일반 스포츠와 같이 팬덤, 아이돌 문화, 현장·긴장감 등이 병행하기에 더욱 참여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니엘 김지윤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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