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방선기 (27) 초대교회 닮은 프랑스 현지 교회 ‘미션 디모데’ 매력에 흠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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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교회의 선교 열매이기에 이들 교회에 많은 걸 배웠다.
한국교회 성장기엔 미국 대형교회가 한국교회 모델이 됐다.
'미션 디모데'란 프랑스 현지 교회다.
한국교회가 미션 디모데를 그대로 흉내 낼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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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규모·결과물의 양적 성장이 대부분
한국교회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교회의 선교 열매이기에 이들 교회에 많은 걸 배웠다. 한국교회 성장기엔 미국 대형교회가 한국교회 모델이 됐다. 이들 교회에 국내 목회자가 방문하고 교회 프로그램을 전수받기도 했다.
나는 이런 현실을 그렇게 좋게 보지 않는 편이다. 물론 한국교회가 본받을 만한 미국 교회도 있다. 두란노서원 재직 시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의 ‘세이비어교회’다. 규모도 크지 않고 프로그램이 화려한 교회도 아니었지만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며 ‘교회다운 교회’라고 느껴졌다.
이후 30년이 지난 시점에 프랑스에서 다시 한국교회가 참고할 만한 교회를 발견했다. ‘미션 디모데’란 프랑스 현지 교회다. 2012년 겨울에 처음 방문했는데 이때 매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가장 충격을 받은 건 20대 청년들이 3년간 공동체 생활을 하며 지도자 훈련을 받는 것이었다. 다음세대가 흔들리는 한국교회를 보며 한창 걱정하던 터라 충격은 더 컸다. 이들은 이 교회의 다음세대를 이끌 지도자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고 있었다. 이름인 ‘미션 디모데’가 말해주듯 이 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다음세대를 ‘디모데 같은 지도자’로 세우는 것이다.
이후로도 계속 이 교회를 방문해 전교인 수련회에 참석했다. 지역교회도 같이 방문해 현지 지도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참여하면서 ‘초대교회가 현존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소외 계층을 돌아보는 교회 사역도 독특했고, 공동체 생활을 하며 지내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여러 사역을 하지만 돈에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의 공급에 의지하는 신앙의 태도도 인상 깊었다.
그간 한국교회가 모델로 삼은 교회는 기본적으로 성장하는 교회였다. 건물 규모가 크고 교회 프로그램 성과가 한눈에 보이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교회는 주로 성과를 내는 프로그램을 운용해 사역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사업체처럼 변해버린 교회도 적잖았다.
50여년 전 시작한 미션 디모데는 현재 프랑스 전역에 30여개의 지교회를 두고 있다.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룬 셈이다. 그런데 교회는 양적 성장에 관심이 없다. 교회 재정도 풍족하지 않다. 숫자에 연연치 않고 그저 하나님만 의지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소위 잘 나간다고 불리는 교회와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 교회엔 비전이나 사역 목표가 없다. 성도에게 말씀을 잘 가르치고 이웃의 필요를 채워주는 게 이 교회의 목회 철학이자 선교 전략의 전부다. 교회의 성장은 이들의 목표가 아니다. 교회다운 교회가 될 때 자연스레 나타나는 결과일 뿐이다. 초대교회와 종교 개혁기 교회를 보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런 점에 매료돼 이 교회를 자주 방문하다 결국 책까지 냈다. 두란노서원에서 펴낸 ‘미션 디모데’다.
한국교회가 미션 디모데를 그대로 흉내 낼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다만 이 교회처럼 ‘순전한 신앙’을 추구하는 태도가 한국교회에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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