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엘리멘탈’ 역주행
올여름 극장가 흥행 승자는 단연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이다. 개봉(6월 14일) 두 달여 만에 700만 관객을 모았다. 천만 영화 ‘범죄도시3’에 이어 올해 박스오피스 2위다. 연초 신드롬을 일으킨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등 일본 애니메이션도 넘어섰다. 멀티플렉스 체인 CGV는 최근 코로나19 이후의 영화 소비 행태 분석에서 흥행 역주행을 주목하며 ‘엘리멘탈’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재미동포 피터 손 감독이 자전적 가족 이민사를 녹여낸 이 작품은 가족 영화를 앞세우며 첫 주 3~4위로 출발했다. 2주차 주말부터 흥행 1위로 올라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범죄도시3’ ‘스파이더맨’ ‘인디아나 존스’ ‘미션 임파서블’ 등 액션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로맨스 코드, 감미로운 OST로 20~30대 여성 관객을 사로잡은 덕분이다.
물·불·흙·공기 등 4원소를 의인화한 캐릭터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 유행하는 MBTI 성격 유형 검사와 맞아떨어졌다. 상극인 불 종족 ‘앰버’와 물 종족 ‘웨이드’의 조심스러운 사랑을 두고 온라인에선 MBTI 맞히기, 훈수두기가 놀이처럼 번졌다. 액션·재난 볼거리를 강조한 묵직한 여름 신작이 잇따른 게 ‘엘리멘탈’의 장기 흥행을 뒷받침했다. 타깃 차별화와 의도치 않은 대진운이 거들었다. 개봉 첫 주까진 예측 못 했던 상황이었다.
CGV에 따르면 극장 주요 관객층인 10~20대의 최근 1년간 평균 관람 시점은 코로나 전보다 각각 6.3일, 4.7일 늦어졌다고 한다. 볼 게 많아진 만큼 관람에 신중해져서다. 개봉 초반 관객몰이에만 집중하는 ‘치고 빠지기’식 전략을 바꿀 때가 왔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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