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자이들의 마켓 나우] 금리인상에도 경제가 좋아 보이는 이유
프리드먼의 시차 이론과 투자
경제가 금리 인상에 대해 왜 약하게 반응하는지는 밀턴 프리드먼의 ‘길고 가변적인(long and variable) 시차 이론’과 함께 ‘가계와 기업의 부채 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면 경제에 대한 낙관 일변도 전망에서 벗어나 경계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통화정책의 효과는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 프리드먼은 1961년 발표한 ‘통화정책 효과의 시차’라는 논문에서 통화정책의 효과는 12~18개월 후에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연준도 작년부터 최소 17차례나 ‘길고 가변적인’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시차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차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서는 연준 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하진 않는다. 9개월을 예상하는 위원이 있는가 하면 최대 2년까지도 길어진다는 위원도 있다.
과거 경기 사이클에 비추어 시차를 예상해 볼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계 및 기업의 부채 구조를 분석해 금리민감도를 계량화해야 한다. 그 결과 가계와 기업 모두 레버리지를 크게 줄였고, 더 낮은 금리로 부채를 재구조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21년 기준 소유자 거주 주택의 42%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않았고,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가구도 75%는 이자율 4% 미만에 30년 만기 조건의 대출이었다. 기업들 역시 코로나19 동안 역대 최저 금리를 활용해 부채 대비 현금 비율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최근 금리 상승에도 경제가 덜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다.
이처럼 레버리지는 줄고 부채 만기는 길어졌지만, 1980년대 이래 가장 공격적인 긴축이 미국 경제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리 없다. 이번 통화정책 효과의 시차는 과거 경기 사이클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 투자자들은 시차가 더 길어지고 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60:40으로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식의 전통적 자산 배분 전략보다 더 창의적인 전략을 고민해봐야 한다. 거시 경제에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기민한 투자 포지션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확신에 찬 투자는 차별화된 자산 포트폴리오를 가져올 수 있다.
조 자이들 블랙스톤 프라이빗웰스솔루션그룹 최고투자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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