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재정’ 속에서도 노동위 예산 3.6% 늘린 까닭
윤석열 정부의 예산 긴축 기조 속에서도 내년도 노동위원회 예산은 오히려 3.6% 증액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위 역할을 보다 강화해 파업·소송으로 치닫지 않는 자율적 노사분쟁 해결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도 노동위 예산안은 465억원으로, 올해(449억원)보다 16억원(3.6%) 증액됐다. 신규 사업만 6개가 신설됐다. 고용노동부의 경우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3.9% 줄었다.
구체적으로 대안적분쟁해결(ADR) 전문가 육성 사업에 2억5000만원이 신규 편성됐다. ADR은 제3자가 내리는 판정이나 판결 대신 협상·화해·조정·중재 등 분쟁 당사자들이 해결방안을 찾는 방식을 의미한다. 노동위에 따르면 판정 등 법률적 해결은 접수에서 종결까지 평균 86.2일이 소요되지만, ADR 방식을 통하면 사건 종결까지 평균 39.0일이 소요되는 만큼 빠른 구제가 가능하다. 올해 ADR을 통해 전국 버스 노사가 무파업 타결에 성공했고, 지난 7월 병원 노사도 사후조정을 통해 파업 없는 노동분쟁해결에 이르렀다.
취약계층 근로자의 노동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노동위원회 시스템’ 구축에도 2억3500만원이 편성됐다. 300만원 미만 저소득 근로자 권리구제 신청 비율은 61.3%(초심 기준)로, 직접 노동위에 방문해 사건을 접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만큼 온라인 신청 및 비대면 심문회의 개최 등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서울사무소 신설(9억4000만원), 조사관 활동비(1억6700만원) 등의 예산도 확대됐다. 지난해 1만6027건의 사건이 노동위에서 처리됐는데, 최근 근로자 의식 향상으로 개별적 노동분쟁 사건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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