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주 1회 교사들과 소통” 교육계 “후속조치 속도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일 벌어진 교사 집단 연가·병가에 대해 징계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매주 교사들을 만나 소통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교육부는 5일 정부종합청사에서 교원단체 관계자들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부총리는 “고인에 대한 순수한 추모의 마음과 교권 회복에 대한 열망을 가진 대다수 선생님의 마음을 잘 알게 됐다”며 “이번 추모에 참여한 선생님에 대해서는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할 것이고, 교육 당국이 징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열과 갈등보다는 선생님들의 상처와 상실감을 치유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데 온 힘을 쏟겠다”며 “교원, 학생, 학부모가 존중하는 ‘모두의 학교’ 운동을 시작한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현장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매주 1회 장관이 직접 현장 선생님들과 정례적으로 소통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이초 사망 교사 49재 추모 집회를 앞두고 교육부는 불법적인 연가나 병가, 집회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하지만 4일 많은 교사가 집회에 참석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기라”고 지시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4일 서이초에서 열린 추모식에도 참석한 이 부총리는 “소중한 딸을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계실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는 추모사 첫 구절을 읽자마자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했다. 20여초간 말을 잇지 못하던 이 부총리는 2분간의 추모사를 읽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이날 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참석한 이 부총리는 교사 징계 방침에 대한 의원 질의에 “선처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서이초 추모식에 참석한 교육부 관계자는 “추모식에 참석한 사람 대부분이 울 수밖에 없었다. 영정 사진의 교사가 너무 젊어서 더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이 부총리는 추모식이 끝난 뒤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운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평소 냉정한 부총리가 이성을 잃은 것처럼 우는 모습은 처음 봤다. 다음 날 아침까지도 감정이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징계 철회가 당연한 조치라는 반응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현장의 추모 열기와 절절한 외침을 받아들인 결정”이라고 평가하고 “국회와 정부가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9월 4일부터 교육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교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모인 교사들 역시 교육부에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해결방안 연구’ 보고서를 전달하고 정책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아동복지법을 개정해 학교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아동학대 적용을 제한하거나 요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악의적인 무고성 신고에 책임을 묻는 방안도 포함됐다.
여야는 이른바 ‘교권 회복 4법’ 논의에 들어갔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7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등 법안을 논의한다. 교권 침해 행위를 학생부에 기록하는 방안을 두고 이견이 있지만, 여야가 개정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어 이르면 이달 21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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