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명 ‘넥스트 차이나’ 뜨는 인도, 공급망 역할 커지는 인도네시아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공급망의 거점이자 성장 잠재력을 품은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도 이들 국가를 ‘경제협력 파트너’로 주목하고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양국은 올해 한국과의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인도는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다. 애플·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이 인도에서의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인도가 ‘탈(脫)중국화’의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정부도 제조업 시설을 짓는 외국 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등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인도는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 거점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인도는 2021년 약 440만 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중국(2600만 대)·미국(916만 대)·일본(800만 대)에 이어 4위다. 인도 남부 첸나이 지역에는 현대차 제1·2공장이, 중부 벵갈루루 인근 아난타푸르에는 기아차 공장이 있다. 2021년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현대차는 2위(점유율 17%), 기아차는 4위(점유율 6%)에 올랐다.
인도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7.8%를 기록하면서 주요국 중 홀로 고성장했다. 2027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인도의 성장세는 한국 기업·정부가 관계를 강화하려는 배경으로 꼽힌다. 김미수 한국외대 인도연구소 HK교수는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최근 인도는 미국·일본·호주 등 각국의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공급망과 경제안보 측면에서 포괄적인 협력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채굴·제련부터 음극재, 전구체, 배터리셀, 배터리팩 생산, 배터리 유통 및 재활용까지 공급망을 정부·국영기업 주도로 구축 중이다. 배터리 제조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이 인도네시아에서 핵심 광물을 조달할 경우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어 공급망 안정화가 기대된다. 이 밖에 신수도 부지인 누산타라 개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발굴과 수주 등이 인도네시아 진출 포인트로 꼽힌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7월까지 누적 3913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현지 전기차 시장 진출 1년 만에 점유율 1위(56.5%)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아이오닉5의 현지 생산·판매 체계가 구축되면서 이런 성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했다.
인도(14억2000만 명)와 인도네시아(2억7000만 명)는 모두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풍부한 노동력과 소비시장을 갖고 있다. 한국의 수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인도 수출액은 189억 달러로 2021년(156억 달러)과 비교해 21.1% 급증했다. 대인도네시아 수출액도 같은 기간 88억 달러에서 102억 달러로 15.9% 늘었다. 올해 1~7월 수출액은 각각 101억 달러, 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서지원·김수민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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