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주당 돈봉투 녹취 공개… 강래구 "(송)영길이 형이 잘했대"

김철웅 2023. 9. 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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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의 시발점이 된 ‘이정근 녹취파일’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는 송영길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를 보고받은 정황이 담겼다.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위원. 강 전 위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캠프 핵심으로 활동했다. 중앙포토


강래구 "(송)영길 형한테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는 5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강 전 위원과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녹음된 대화 일부를 재생했다.

2021년 4월 10일 강 전 위원은 이 전 부총장과 통화에서 “내가 (이)성만 형이 연결해 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고 (송)영길 형한테 말했다. '제가 성만 형이 준비해준 것 갖고 인사했다'라고 하니 (송영길이) '잘했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강 전 위원은 또 “영길이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는데 많이 처리를 한 것 같더라고”도 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강래구 피고인이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송영길 캠프) 지역본부장들에게 나눠줬다는 것을 언급했다”며 "사후에는 강래구가 이성만이 마련한 자금으로 금품을 제공했다고 송영길에게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부분 범죄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돈봉투 수수 의혹' 의원들도 이름 거론돼


돈봉투 살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되는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 7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연합뉴스
윤관석 의원과 이 전 부총장의 통화 파일도 재생됐다. 이 대화에선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의원들 실명이 거론됐다. 2021년 4월 28일 윤 의원은 “아침 회의에 못 나온 사람이 있더라고. 김남국, 윤재갑…”이라며 “김남국, 윤재갑 이 둘은 또 호남이잖아”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부총장은 “거긴 해야 돼 오빠. 호남은 해야 해”라고 재촉했다. 돈을 줘야 한다는 의미다.

윤 의원은 같은 날 통화에서 “인천 (지역구인) 둘 하고 (임)종성은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돈봉투) 3개 뺏겼어”라며 “다 정리해버렸는데 모자라”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통화 직후 윤 의원이 송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추가로 3000만원을 받아 다음날 의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돈봉투 살포 계획이 당시 송영길 캠프 ‘기획회의’에서 논의되고 결정됐다고 밝혔다. 강 전 위원은 이 전 부총장에게 “윤관석, 임종성, 이성만, 허종식, 굳이 더 넣으면 이용빈 정도만 딱 넣어서”라며 “이 (단체채팅)방은 가장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서로 의견 공유합니다, 이렇게 해서 관석이형 중심으로 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19일 공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녹취에 대한 강 전 위원 측 의견을 듣기로 했다. 강 전 위원은 송 전 대표를 당대표 선거에서 당선시키려는 목적으로 돈봉투 살포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기소됐다. 윤 의원 역시 지난달 22일 구속기소된 상태다. 돈봉투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되는 송영길 전 대표는 아직 검찰 소환조사를 받지 않았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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