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돈봉투 정황' 법정에서 공개…"영길이 형이 잘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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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21년 5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 '돈봉투'가 살포된 과정을 송영길 전 대표도 알고 있었다고 판단하는 정황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이는 강씨가 이성만 당시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2021년 3월 지역 본부장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한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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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21년 5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 '돈봉투'가 살포된 과정을 송영길 전 대표도 알고 있었다고 판단하는 정황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검찰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공판에서 사건의 핵심 증거인 '이정근 녹취록'을 재생했다.
녹음파일에서 강씨는 2021년 4월10일 이씨와 통화하며 "내가 성만이 형이 연결해 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고 영길이 형한테 말했어. '성만이 형이 준비해준 것 갖고 인사했다'라고 하니 '잘했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는 강씨가 이성만 당시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2021년 3월 지역 본부장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한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또 강씨가 이씨에게 "알았어, 송(영길)한테는 살짝 얘기해줘야지"라고 말한 내용도 공개했다. 이날 재생된 녹음파일에는 윤관석 당시 민주당 의원이 이씨로부터 받은 3000만원을 현역 의원들에게 전달했다고 이씨에게 직접 알리는 내용도 담겼다.
윤 의원은 4월28일 오전 다른 의원들과 만난 직후 이씨에게 "아침 회의에는 김남국, 윤재갑 등 4명 정도가 못 나왔어"라면서 "김남국, 윤재갑 이 둘은 또 호남이잖아"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에 "오빠, 거긴 해야 해, 호남은 해야 해"라고 재촉했다. 윤 의원은 또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빼앗겼어"라며 "다 정리해버렸는데 모자라"라고 알렸다. 이에 이씨가 "어제 그만큼 똑같이?"라고 묻자 "응"이라고 답한다.
검찰은 이후 윤 의원이 같은 날 저녁 송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추가로 3000만원을 받아 이튿날 의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본다.
검찰은 추가로 3000만원을 받았다고 지목한 날 윤 의원이 송 전 대표를 면담한 정황도 공개했다. 이씨가 강씨와의 통화에서 "윤(관석)은 와서 한참 있다가 송(영길)하고 만나서 30분 이야기하고 갔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윤 의원이 주도한 송영길 캠프 핵심 인사들의 모임인 '기획회의' 구성원으로 의심되는 명단도 일부 공개했다. 강씨가 이씨와 통화에서 "윤관석, 임종성, 이성만, 허종식, 이용빈 정도만 딱 넣어서"라며 "가장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의견 공유합니다"라고 말한 부분이다. 검찰은 4월26일 열린 기획회의에서 국회의원들에 대한 돈봉투 살포 계획이 확정됐다고 본다.
재판부는 오는 19일 공판을 열고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관한 강씨 측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강씨는 2021년 3∼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려고 윤 의원, 이 의원 등과 공모해 당내 총 9400만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기소 됐다. 윤 의원과 박씨 역시 '돈 봉투 살포'에 관여한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됐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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