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공장 때문에 예산 88억 깎였다" TBS, 김어준에 손배소 제기
TBS가 방송인 김어준씨와 이강택 전 TBS대표이사를 상대로 모두 2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등을 제기하기로 했다. 정치적 편향 논란을 일으킨 과거 TBS간판프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으로 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다수의 법정제재를 받았는데, 이게 경영난에 원인을 제공했다면서다. TBS는 ‘지원조례 폐지’로 당장 내년부터 서울시로부터 출연금을 한 푼도 지원받을 수 없다.
TBS, 김어준-이강택 전 대표 정조준
5일 TBS에 따르면 TBS는 6일 서울서부지법에 김어준과 이강택 전 대표를 상대로 1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엔 상표권 침해에 따른 1억원대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TBS는 김어준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뉴스공장’ 방송을 통해 발언, 다수의 법정제재를 받았다고 한다. 방송을 시작한 2016년 9월 26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모두 120건의 법정제재를 받았다. 방송 전보다 상당히 많은 거라고 TBS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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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공장' 이후 법정제재 늘어
특히 ‘주의’ ‘경고’ 등 중징계에 해당하는 법정제재 13건 중 12건은 ‘뉴스공장’때문이었다. 중징계는 재허가 심사에서 감점요인으로 작용된다. TBS관계자는 “‘뉴스공장’은 특히 객관성·공정성 관련 규정에서 가장 많은 제재를 받았다”고 밝혔다. 공정성을 중시하는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에 따른 제재도 많다고 한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받은 선거 관련 제재 46건 중 31건(67%)이 불공정 방송 관련이었다.
이강택 전 대표는 김어준에 지역 공영방송의 통상적인 수준(TBS 진행자 출연료 기준)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출연료를 지급했다. 이에 TBS는 이 전 대표이사에게도 경영 책임자로서의 권한남용과 배임행위로 소송을 제기했다. TBS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이사는 프로그램 공정성 논란이 반복적으로 발생함에도 편성 및 진행자에 대한 조치 없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이로 인해 TBS 존립을 위협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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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손해배상 소송 왜?
이번 소송은 추가경정예산(추경) 지원 불발로 사실상 존폐 기로에 놓인 TBS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TBS는 유명 라디오 방송인이 진행하는 특집 방송을 편성하는 등 ‘콘텐트 강화’ 자구책 마련에 부심했지만, 지난달 18일 박노황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가 신임 TBS 이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박 이사장은 임명 직후 TBS 인터뷰를 통해서 “비대해진 조직을 구조조정을 해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TBS 내 두 노동조합(TBS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은 각각 성명을 내고 우려했다.
앞서 정태익 대표는 지난 6월20일 서울시의회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구조 조정 등 혁신이 필요하단 취지의 김규남 국민의힘 시의원 질의에 “사람 명운을 놓고 어떻게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서울시 TBS 지원금은 지난해보다 88억원 감액된 232억원으로 편성됐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서울시의 TBS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가 공포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전체 예산의 70%(약 300억원)에 달하는 서울시 출연금을 받지 못한다. 새로운 지원 근거를 담은 조례를 만들지 않으면 TBS는 자력으로 생존해야 한다.
김민욱·나운채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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