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이위안, 유예 기간 하루 남기고 이자 지급…디폴트 간신히 모면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5일 지난달 지급하지 못했던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했다. 이날은 30일의 상환 유예 기간을 하루 남긴 날이다.
5일 블룸버그통신은 채권단 등 소식통을 인용해 비구이위안이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달러(약 297억원)를 지급했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달 7일 만기가 돌아온 해당 채권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했다. 만일 30일간의 유예기간 내에도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유예 기간 만료 직전 이자를 갚으며 급한 불은 껐지만 유동성 위기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비구이위안은 오는 14일부터 27일까지 총 8종의 채권 원리금 상환을 줄줄이 앞두고 있다. 향후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액만 150억달러(약 19조 9000억원)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비구이위안이 만기 직전 채무를 갚으면서 급한 불은 끄는 데 성공했지만 부채 위기까지 끝난 건 아니다”라고 평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1일 표결을 통해 만기가 도래하는 39억 위안(약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 기한을 2026년으로 연장하기로 하는 등 채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왔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국내 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만큼, 비구이위안이 디폴트에 빠지면 중국 경제 전반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큰 상황이다.
매출 1위 부동산 기업인 비구이위안이 들어가 있는 프로젝트 수는 지난 2019년 부동산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2019년 디폴트 위기를 맞았을 때의 약 4배에 이른다.
디폴트 위기 속 외줄타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31일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신용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디폴트 임박 상태인 ‘Ca’로 강등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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