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글로벌 1위 인데…웹툰플랫폼 수익은
[한국경제TV 이근형 기자]
<앵커> 국내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글로벌 OTT플랫폼에서 시청시간 1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웹툰을 독점 공급한 카카오에는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수익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근형 기자가 배경을 알아봤습니다.
<기자> 디즈니+에서 흥행중인 SF액션 드라마 ‘무빙’.
이 드라마의 원작은 지난 2015년부터 카카오웹툰에 독점 공개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흥행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기대하는 건 웹툰이 역주행하며 생기는 구독료 수익이 전부입니다.
창작자인 강풀 작가가 드라마는 다른 제작사(스튜디오앤뉴·미스터로맨스)와 직접 계약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국내 웹툰 플랫폼들은 저작권을 창작자에게 100% 부여하고, 웹툰 매출(앱스토어 수수료 30% 제외)의 80%까지 작가들에게 지급해 왔습니다.
유력 작가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해 온 건데, 이렇다보니 드라마화 같은 2차 제작에 대해 권리가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임희석 / 미래에셋리서치 연구원 : 개인 작가나 스튜디오 단위로도 요즘 많이 만드는데, 그런 쪽이 다 가져가는 게 거의 일반적인 경우여서, 네이버나 카카오나 기타 플랫폼들이 2차·3차(제작)에서 수익을 유의미하게 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
[스탠드업 : 더 큰 문제는 애플과 아마존 같은 후발주자들이 국내 웹툰 제작사(창작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 업체는 자체 OTT를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좋은 IP를 확보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매출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글로벌 게임·애니메이션 플랫폼 반다이남코의 경우, 한 해 ‘드래곤볼’ IP 하나로 거둬들이는 매출액만 1조4천억원에 달합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웹툰 플랫폼들은 창작자들로부터 2차제작 사업자로 선택받기 위해 지원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창작자들이 부가수익을 낼 수 있도록 21개 수익모델을 제공하고, 오는 5일에는 역대 최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열어 인기 웹툰 관련 굿즈를 판매합니다.
카카오웹툰은 웹툰 불법유통 단속과 함께, 창작자들에게 정산 세부내역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파트너 포털’을 강화했습니다.
IP를 활용한 2차 제작 사업이 웹툰산업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한국의 플랫폼들이 주도권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
촬영 : 김재원, 편집 : 김정은
이근형 기자 lgh0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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