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령 긴급구제 뭉갰다가 기각, 군인권보호관 사퇴해야"

김도균 2023. 9. 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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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망사고 유가족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를 항의 방문해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윤 일병의 매형 김진모씨는 "(채 상병 사건을) 엄정하게 수사한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항명죄로 몰아놓고 죄를 덮어씌우고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있는데 군인권보호관은 긴급구제신청을 받아들여서 박 대령을 보호하기는커녕 군인권보호회의에 참석도 안 하는 직무 유기를 했다"고 김 보호관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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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망사고 유가족 5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

[김도균, 유성호 기자]

 군 사망사고 유가족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모 상병 사망사고 수사를 담당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긴급 구제 안건을 기각한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을 비롯한 원민경, 한석훈 군인권보호위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군사망사고 유가족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를 항의 방문해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 7월 경북 지역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작전 중 순직한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수사 외압 정황을 폭로한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긴급구제 신청을 인권위가 기각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2시 40분께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보호관 및 원민경·한석훈 군인권보호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군인권보호관은 육군 28사단 집단 구타 사망 사건(고 윤승주 일병 사건), 공군 20전투비행단 성폭력 사망 사건(고 이예람 중사 사건) 등을 계기로 지난 2022년 7월 인권위 내에 만들어진 군 인권문제 전담 기구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지난 7월 박 대령이 군검찰에 항명 혐의로 입건된 후 '박 대령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면서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7월 18일 인권위는 임시상임위원회를 개최했지만, 김 보호관 등이 출석하지 않는 바람에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개최가 무산됐다. 같은 달 29일 군인권보호위원회는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했다.

이후 군인권센터가 긴급구제 신청 기각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김 군인권보호관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군인권센터와 임태훈 소장을 상대로 5천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김 보호관은 건강 문제 때문에 부득이하게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 군 사망사고 유가족 “해병대 박정훈 대령 긴급구제 기각한 군인권보호관 사퇴하라” ⓒ 유성호

이날 유가족들은 김 보호관이 박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를 하지 않고 기각한 것을 놓고 목소리를 높였다.

28사단 집단구타 사망 사건 피해자 고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안미자씨는 "지난 8년 동안 군인권보호관 제도를 만들기 위해 군 사망 유가족들이 국회를 내 집 드나들 듯 찾아다녔다"라면서 "우리가 겪은 슬픔, 우리가 군에 속았던 일들을 다른 사람들이 겪지 말았으면 하는 절박한 마음 때문이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우리 아들, 딸들을 지켜주라고 만든 자리인데 하라는 일은 안 하고 군인권보호관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애써온 군인권센터를 상대로 억대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니 어이가 없다"라면서 "박 대령 긴급구제 안건을 보름이나 깔아뭉개고 있다가 기각시켜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권력자 지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데 낯부끄럽기 그지없다"고 분노했다.

윤 일병의 매형 김진모씨는 "(채 상병 사건을) 엄정하게 수사한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항명죄로 몰아놓고 죄를 덮어씌우고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있는데 군인권보호관은 긴급구제신청을 받아들여서 박 대령을 보호하기는커녕 군인권보호회의에 참석도 안 하는 직무 유기를 했다"고 김 보호관을 비판했다.

김씨는 또 "군인권보호관은 당장 한 군인(박 대령)의 인권을 구제해서 앞으로 어떤 수사도 이런 식으로 종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 역시 "공정하게 수사한 사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국가라면 우리는 아들들을 군에 보낼 이유가 없다"라며 "그나마 실낱 같이 잡고 있는 군인권센터를 고소·고발한다면 국가의 존재 이유는 어디에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 윤승주 일병, 고 이예람 중사, 고 홍정기 일병, 고 황인하 하사, 고 남승우 일병, 고 고동영 일병, 고 박세원 수경 가족 등 군 사망사고 유가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유가족들은 인권위 12층 군인권보호관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했지만 김 보호관이 부재중이어서 면담은 불발됐다. 김 보호관은 이날 오전 육군동원전력사령부에서 인권특강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윤승주 일병의 매형 김진모씨를 비롯한 군 사망사고 유가족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모 상병 사망사고 수사를 담당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긴급 구제 안건을 기각한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을 비롯한 원민경, 한석훈 군인권보호위원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항의 방문하고 있다.
ⓒ 유성호
 
 
 공군 성추행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를 비롯한 군 사망사고 유가족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모 상병 사망사고 수사를 담당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긴급 구제 안건을 기각한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을 비롯한 원민경, 한석훈 군인권보호위원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항의 방문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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