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 비밀 산책로도 올랐다…'K-클라이밍' 띄운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장미란 제2차관이 5일 산악인 엄홍길, 프랑스 출신의 방송인 파비앙 코르비노와 함께 백악산을 올랐다. 지난해 5월 개방한 청와대와 함께 백악산을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알리기 위해서다. 장 차관은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시절, 태릉선수촌에서 불암산을 수시로 올랐지만 백악산은 처음이라고 했다. 장 차관은 “서울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산에 오를 수 있는 도시”라며 “많은 이들이 청와대 권역 관광코스에서 ‘ K-클라이밍’의 진수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 대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20여 명도 함께했으며 등산 큐레이터 이원창씨의 해설이 곁들여졌다. 청와대 사랑채를 출발해 조선 시대 후궁의 위패를 모신 칠궁을 거쳐 백악산 등산로로 진입했다. 이원창씨는 “백악산은 1968년 북한 무장공비 사건 이후로 출입을 통제했던 터라 서울 속 DMZ라고도 한다”며 “기존에도 한양도성 순성길 백악산 구간은 있었지만 지난해 개방한 등산로를 통해 청와대, 경복궁을 훨씬 가까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행사 참가자는 백악정까지 걸으며 이명박·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들이 심은 나무도 구경했다. 이어 청와대 전망대를 거쳐 청운대 쉼터까지 제법 높은 경사의 산길을 걸으며 중간중간 펼쳐지는 서울의 절경을 감상했다. 엄홍길 대장은 “백악산과 인왕산은 높지는 않아도 서울을 대표하는 명산”이라며 “K-팝, K-푸드를 넘어서 이제는 서울을 중심으로 K-클라이밍의 시대가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거주 15년째이자 서울 종로구 서촌 주민인 파비앙도 등산이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 콘텐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비앙은 “산이 없는 프랑스 파리에 살다가 한국에 와서 등산을 처음 경험했다. 코로나가 심각할 때는 하루 두 번씩 인왕산을 찾기도 했다”며 “많은 외국인 친구가 서울 도심에 이렇게 멋진 산이 있다는 걸 보고는 놀라워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유학생 알렉산드리아도 “한국에 와서 난생처음 등산을 해봤는데 백악산이 가깝고 편해서 세 번 찾았다”며 “지방에 명산이 많다는 걸 알지만 접근이 쉽지 않아 아직 도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체부가 방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K-클라이밍’을 관광 콘텐트로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다. 우선 청와대 권역을 중심으로 바로 즐길 수 있는 등산 코스를 소요 시간과 주제에 따라 더욱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에는 백악산을 모델 삼아 전국의 주요 도심 관광 명소와 함께할 수 있는 K-클라이밍 코스를 발굴할 계획이다. 설악산, 지리산처럼 작정하고 올라야 하는 등산 코스가 아니라 광주와 무등산, 대구와 팔공산처럼 도심 관광과 등산을 묶는 게 K-클라이밍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장미란 차관은 참가 학생들에게 코스 난이도가 적절한지, 등산 장비 대여가 도움되는지 등을 묻기도 했다. 장 차관은 “우리 국민이 먼저 백악산을 많이 찾고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외국인도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부족한 편의시설을 비롯해 개선점도 많이 지적해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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