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집행위원장 공석' 부국제, 위기 딛고 송강호· 주윤발과 항해 시작 [D:현장]

류지윤 2023. 9. 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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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개막

인사 문제로 내홍을 겪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스타 배우를 섭외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글로벌 영화팬들을 맞이한다.

5일 오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온라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과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해 부산국제영화제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를 비롯해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까지 총 269편을 선보이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의 부재 속에서 출발한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조종국 운영위원장 선임과 동시에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했다. 이후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직원 A 씨를 성희롱, 성추행 등 성폭력을 가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여기에 이용관 이사장도 조종국 운영위원장 선임과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의를 책임지겠다며 사퇴했다. 이에 올해는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가 집행위원 대행, 강승아 부집행위원장이 운영위원장 직무 대행을 맡아 살림을 꾸렸다.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은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라고 불리는 힘겨운 시기를 지나왔다. 서투른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지만 오늘보다 내실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부국제를 믿고 응원해 주신 많은 이들의 관심과 격려 덕분이다. 개막일까지 29일이 남았다. 집행부와 구성원들은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허문영 성추행 관련 조사 과정과 관련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부산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에 의뢰했다. 지난 6월 9일 피신고인이 조사에 응하지 않아 신고인과 참고인 조사만 진행됐다. 영화제는 허문영 집행위원장에 책임감 있게 조사에 응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영화제는 관련 재발 방지를 위해 전수조사 및 예방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관련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영화제는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개막작은 정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이며 폐막작은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다. 초청작은 지난해 71개국 242편의 작품이 공식 초청된 것에 비해 소폭 규모가 줄었다. 강승아 운영위원장 집행대행은 "올해 예산 규모는 109억 4000만 원이다. 여러 사태로 스폰서 확보에 어려움이 이었다. 이를 반영해 전체 예산 규모를 줄였다. 영화제 사태로 인한 스폰서 확보에 어려움이 있던 건 사실이지만 특수상황에 더해 경기 침체에 의해 영화산업도 힘든 상황이라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협찬사와 부산시로 인해 효율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도 "전체 예산이 줄면서 작품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편수 조정이 있었고, 그런 점에서는 작년보다 전체 편수가 줄었다"라고 지난해와 올해의 변화를 설명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선두에서 알리는 역할은 송강호가 맡았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집행위원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개막식 호스트를 누가 하면 좋을지 논의한 끝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에게 제안했다. 송강호 배우가 어려운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돕겠다고 말씀하셨다. 호스트로 참석해 여러 영화인들을 맞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주윤발이 수상한다. 주윤발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신작 '원 모어 찬스'를 비롯해 '영웅본색', '와호장룡' 3편의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양조위에 이어 올해도 홍콩배우가 아시아영화인을 수상한 것에 대해 "의도가 있던 건 아니다.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모두 기억하고 있지만 추억 팔이 하자는 것도 아니다. 정말 좋은 배우, 위대한 배우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국제는 이 역할을 해왔다"라며 "홍콩 배우가 연달아 수상하게 됐으나, 주윤발은 수상을 부정할 수 없는 업적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언젠가는 줘야 할 상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와 '인도네시아 영화의 르네상스'가 주목할 만하다.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지난 4~5년간 OTT 플랫폼의 급성장과 함께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할 즈음, 할리우드에서도 재미교포 영화인들을 주목하기 시작한 현상을 조명한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대표적인 케이스인 정이삭 감독, 배우 존조, 저스틴 전의 작품 세계를 좀 더 심도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북미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배우의 작품도 초청해 국내에 소개한다.

남동철 수석 프로래머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은 오랫동안 준비하고 기획했으나 할리우드에서 파업이 일어나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정이삭, 존조, 저스틴 전은 참석을 확정했다. 다르 분들도 논의 중이다. 실제로 코리안 아메리칸에 대해 집중 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에 큰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라고 기획 의도를 말했다.

'인도네시아 영화의 르네상스'에 대해선 "최근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이 굉장히 발전했다. 두각을 나타낸 젊은 감독들이 많다. 상업 영화로써도 크게 활성화 되고 있다. 인구가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인구 강국이기 때문에 인구가 많은 나라, 영화적 토대가 된 나라라는 것이 어떤 상황이고, 얼마나 발전했는가 조명할 수 있어 특별전이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영화 공로상은 故 윤정희 배우가 수상한다. 부국제 측은 고인의 대표작 '안개'와 '시'를 상영한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시'는 이창동 감독님이 오셔서 함께하시게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이제훈, 박은빈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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