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앞세워 회복 노리는 부산영화제, '잡음'은 여전

이선필 2023. 9. 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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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온라인 기자간담회

[이선필 기자]

배우 송강호가 손님을 맞이하고, 거장들의 주요 영화들이 상영된다. 올해로 28회째인 부산국제영화제가 어지러운 내부 환경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영화제 측은 주요 프로그램과 부대 행사를 설명하면서도 그간 부각된 갈등 및 위기 상황 관련 질의엔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전임 집행위원장의 성폭력 의혹 문제, 신임 운영위원장 해임 및 이사장과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위원장 사퇴 등 말대로 사태라고 할 만하다.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과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은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스폰서 확보 어려움 사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이 5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렸다. 사진은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좌),과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우).
ⓒ 부산국제영화제
 
150억 원 수준으로 운영되던 부산영화제는 후원 유치 업무 등을 담당하던 이용관 이사장의 사퇴로 긴축 운영이 예상됐다. 강승아 직무대행은 "109억 4000만 원 수준으로 예산이 줄었고, 부산영화제 사태 영향으로 스폰서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맞다"며 "이런 특수 상황에 더해 전 세계 경기 침체로 영화 산업도 어려워져 긴축은 예견됐던 일"이라 답했다. 전임 허문영 집행위원장 성폭력 의혹 문제에 그는 "부산 성폭력 상담소, 부산 지역 문화예술계 등에 조사를 의뢰했는데 피신고인이 응하지 않아 신고인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피신고인이 조사에 응하도록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 답했다.

이에 따라 매년 진행되던 비프 포럼(BIFF) 등 일부 행사는 중단되거나 축소됐다. 남동철 직무대행은 "상영에 집중하는 선택을 했다. 포럼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올해는 쉬어가고, 영화 산업과 직접 연관된 이벤트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 71개국 243편, 지역 내 상영행사인 커뮤니티 비프 상영작까지 포함하면 총 354편이 상영됐다면, 올해는 총 69개국 209편이 공식 초청작이다. 커뮤니티 비프를 포함하면 26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런 축소 운영을 의식한 듯 남동철 대행은 "영화제 개막식 호스트를 배우 송강호가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레드카펫을 밟는 세계 영화인들을 맞이하는 호스트 역할은 통상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 맡아 왔다.

이런 축소 운영에도 코리안아메리칸 특별전, 켄 로치, 알렉산더 페인, 요르고스 란티모스,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거장 감독의 초청작이 눈에 띈다. 칸과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한 다수 작품이 부산영화제를 찾을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양조위에 이어 같은 홍콩 영화인인 주윤발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주윤발의 신작 <원 모어 찬스>를 비롯해, <영웅본색>과 <와호장룡> 등 세 편이 부산에서 상영된다.

남동철 직무대행은 "<미나리>를 시작으로 <파친코> <서치> 등에서 코리안아메리칸 영화인들 활약이 두드러졌다"며 "제대로 이들을 망라해 짚어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정이삭 감독, 저스틴 전 감독, 존 조 등도 부산을 찾아 관객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 공로상으론 최근 작고한 배우 윤정희가 선정됐으며 대표작인 <안개>와 <시>가 상영된다. 특히 <시>의 이창동 감독이 부산에서 직접 스폐셜 토크를 진행한다.

지난해에 이어 OTT 플랫폼 작품의 무대인 온스크린 섹션도 진행된다. 올해는 <거래> <운수오진 날> <러닝 메이트> 등 총 6편의 작품이 소개된다.

"부스 25% 늘어, 신규 참가자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한 장면. 이 작품은 2015년에 출간돼 큰 화제를 모은 장강명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 부산영화제제공
 
아시아 최대 필름마켓을 표방하는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도 위원장 사퇴로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현재까지 등록자를 볼 때 예년을 상회하는 참가자 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박세리 실장은 "약 25% 정도 부스 숫자가 늘었고, 신규 참가자도 늘었다. 목표는 작년만큼 운영하자는 거였는데 현재까지 수치를 보면 지난해보다 참가자는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개막작은 소설가 장강명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이 싫어서>다. 남동철 직무대행은 "동시대 한국에 사는 젊은이들의 고민과 좌절, 그리고 꿈을 담은 작품으로 지금 우리게에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라 소개했다. 폐막작은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다. 배우 유덕화가 출연하는 작품으로 코미디 요소가 큰 작품이다.

현장에선 작년에 이어 홍콩 영화인이 아시아영화인을 수상한 것, 영화제 운영 공백과 신임 이사장 선임 과정을 묻는 질문이 있었다. 남동철 직무 대행은 "예전 홍콩 배우를 대상으로 차례로 상을 준다는 생각은 전혀 아니다. 추억팔이를 하자는 것도 아니"라며 "좋은 배우는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윤발은 그만한 업적과 아우라를 가진 배우"라고 답했다.

운영 공백 질문에 남 대행은 "신임 운영위원장 해촉 이후 후속 조치가 나온 게 지금의 직무대행이고, 그에 따라 잘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신임 이사장 선임 현황은 답하지 않았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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