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핵은 아세안에 직접적 위협, 단호 대응해야”…인니로 출국
윤석열 대통령은 5일 “날로 고조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에도 직접적이며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한국과 아세안이 단합하여 단호하게 대응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인도네시아 일간지 ‘콤파스’ 서면 인터뷰에서다. 윤 대통령의 인터뷰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먼저 인도·태평양(인태) 지역의 평화가 국제사회 전체의 안정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차례로 언급한 뒤 “국제규범이 무시되고 기존 합의와 약속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아세안이 ‘규칙 기반 국제 질서’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인태 지역에 규칙 기반 질서가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아세안 간 연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는 앞서 한·미·일 정상 공동성명에서도 언급됐었다. 지난 8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마친 뒤 3국 정상은 중국을 지역 내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저해하는 주체로 지목하고 중국-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이제 한·중·일 간 협력도 다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며 “한국은 3국 간 협의체 의장국이자 아세안+3(한·중·일)에서 3국을 대표하는 조정국으로서 한·중·일 간 협력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3국 간 협력이 다시 활기를 찾게 되면 아세안+3의 협력도 더 큰 동력을 얻을 것이며 이는 아세안 중심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층 강화된 한·미·일 3국 간 협력이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특정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은 보편적 가치와 규칙 기반 국제 질서를 증진함으로써 모든 국가에 이로운 결과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아세안·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는 일본에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중국에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대신 리창(李强) 총리가 참석한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의 국가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단기간 내에 유례없는 경제발전을 이룬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겠다”며 “아세안을 핵심 파트너로 삼아 아세안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 지원을 계속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사회문화 분야에서 아세안의 수요를 반영한 실질 협력을 강화하고, 국방·방산 등 안보 분야에서도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확대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세안 정상회의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개최지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하면 동포간담회부터 진행한다. 6일(현지시간)부터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각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한다. 7일 열리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도 자리한다.
8일(현지 시간)에는 인도 뉴델리로 이동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갖는 등 모두 14건의 소다자 회의와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어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과 양자 정상회담,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인 간담회 등을 마친 뒤 11일 새벽 귀국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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