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바이든·시진핑 회담? 찬물 확 끼얹은 中국가안전부의 글

신경진 2023. 9. 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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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의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가 연이틀 자체 SNS에 미국을 비난하는 글을 게재하며 미국이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오는 11월 미·중 정상회담이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대만 연합보는 5일 전날 중국 국가안전부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스토리) 공식계정에 이례적으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들 매체는 특히 국가안전부가 올린 글의 마지막 문장에 주목했다. 국가안전부의 게시글은 “미국이 진정으로 ‘발리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를 실현하려면 충분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연합보는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담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다면서 중국 국가안전부의 4일 자 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APEC에 출석하지 않거나 바이든 대통령과 회견에 변수가 아직 남아있음을 암시한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FT도 안전부의 경고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미국 기업이 중국을 점점 더 투자할 수 없는 곳으로 여기고 있다고 경고한 지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서 나왔다면서 미국 고위 관리의 연쇄 방중 이후 중국이 발표한 가장 강력한 수위의 반발이라고 지적했다.

안전부는 “새 병에 든 헌 술”이라는 글에서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중국 전략이 “접촉과 억제”를 구사하는 ‘낡은 양손’이었다면,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양손’은 “경쟁과 경쟁 통제”라고 주장했다. 새로운 양면 전략의 특징 중 하나인 ‘경쟁’은 미국의 대중국 전략의 메인으로 경제적으로는 디커플링과 공급망 단절, 정치적으로는 패거리 짓기, 안보면에서는 위협과 포위, 여론에서는 먹칠과 비하, 규칙에서는 구속과 단속 등을 포함한다고 주장했다. 안전부는 이어 향후 미국의 대중국 경쟁 수단은 현재에 그치지 않고 더욱 음침한 수단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안전부는 “최근 다수의 미국 관리들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거나 중국과 디커플링을 모색할 의도가 없다면서 잇달아 중국을 방문했다”면서 “미국은 이와 동시에 대만에 군사 물자를 판매하고 대만에 군사 융자를 제공하며 계속 티베트와 남중국해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이는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전략이 분명 양면성을 가졌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몇 마디 ‘아름다운 말’을 한다고 결코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中안전부 “CIA 정보장교 중국서 죽었다”


미국 중앙정보국 본부의 해외에서 희생된 요원을 상징하는 검은 별을 게시한 대리석 벽, 중국 국가안전부는 5일 더글러스 매키어넌 전 미국 주디화(현 우루무치) 부총영사가 해외에서 숨진 첫번째 CIA 정보장교였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위챗 캡쳐
중국 국가안전부는 5일에도 위챗 계정에 “미국 국가정보국(CIA) 벽의 첫 번째 검은 별은 중국과 관련 있다”는 글을 싣고 CIA 창설 이후 최초로 해외에서 사망한 정보장교가 1947년 티베트에서 숨진 더글러스 매키어넌(Douglas Mackiernan) 미국 주디화(迪化, 지금의 우루무치)총영사관의 부총영사였다고 했다. MIT 물리학과 출신으로 5개국어에 능통했던 매키어넌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신장(新疆)을 ‘해방’하기 전 부총영사 신분으로 구소련의 원자폭탄 정보 탐지 등의 임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1950년 4월 티베트에서 토비 세력과 총격전으로 숨진 매키어넌에 대해 그가 중국에서 양성했던 간첩과 토비 역시 중국의 방첩기관과 군대와 민간인의 맹렬한 공격으로 전멸시켜 미 CIA의 전복 음모를 패퇴시켰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무원(정부) 부처 중 유일하게 홈페이지조차 운영하지 않고 베일에 가렸던 국가안전부는 지난 8월 처음으로 SNS를 개설하고 연일 간첩 고발을 촉구하는 글을 싣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중국 국가안전부의 전면 등장은 외국인 혹은 외국과 연계된 사람을 간첩 관련자로 인식시켜 최근 악화한 경제 상황으로부터 시선을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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