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총련 행사 참석 윤미향 집중포화…"민주당 모르쇠"

윤미향 "한국에만 먹히는 색깔론"
윤재옥 "국민들이 공감하겠나"

국민의힘은 5일 친북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도식에 참석한 윤미향 무소속 의원에 대한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윤 의원은 "한국 사회에서만 먹히는 색깔론"이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고 위법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21대 총선 당시 윤 의원을 공천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징계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조총련이라는 단체 성격이 국민들에게는 너무나 가슴에 상처를 준 그런 일을 배후에서 도모했다고 생각하는 반국가단체"라며 "그 단체와 관련된 행사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참석해 정부 비난하는 발언들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는 것, 색깔론이라는 이야기로 국민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저는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윤 원내대표는 윤 의원이 속해 있었던 더불어민주당이 현 상황에 대해 입장을 낼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 사건과 관련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시피 한다"며 "국회의원의 기본적인 도리를 위반한 이 사안에 대해 묵과한다면 앞으로 어떤 사안을 윤리위를 열어 국회의원을 징계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하고 걱정이 된다"고 했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앞서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정부여당의 '반국가세력' 공세를 두고 "한국에서만 먹히는 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일본 시민사회에서는 지금 한국의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 벌이고 있는 간토학살 행사를 둘러싼 색깔론 갈라치기를 두고 코미디 같은 상황으로 평가한다"며 "한국의 보수 언론과 국민의힘만이 이념 몰이로 간토학살 희생자분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내고 있다"고 했다.

또 윤 의원은 해당 행사에 이념, 지향을 초월한 다양한 시민사회가 참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간토학살 100주기 희생자 추모사업들은 대부분 '간토학살 희생자 추도실행위원회(실행위)'가 조직돼 준비한다. 실행위에는 일본 각계각층의 단체와 중국의 단체까지 총 100여 개 조직이 망라되어 있고 그중에는 당연히 조총련도 포함된다"며 "일본 시민사회 어느 곳에 가든 조총련은 있다"고 설명했다.

장경태 "조총련 '약간 다소 친북'"…與 "무조건 반사 방탄"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전날 오전 조총련을 두고 '약간 다소 친북'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도 여당은 비판에 나섰다. 장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관련 답변을 하던 중 "지금 조총련을 간첩단체라고 정부 여당은 주장하시는 거냐. 예를 들면 한국 민주당 의원은 미국 공화당 행사에 가면 안 되냐. 약간 다소 친북 성향이 있다 이 정도다"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장 최고위원은 조총련이 '약간 다소 친북'이라는 말장난을 하며 두둔하고 나섰다"며 "무늬만 무소속이지 사실상 민주당 소속 의원인 윤 의원에 대한 '무조건 반사적 방탄'"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당시 후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은 뒤 당을 떠났지만, 탈당 후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관리법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비교섭단체 위원으로 참여해 법안 처리를 도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장 의원을 겨냥해 "점입가경이다. 반국가 단체 행사 다녀온 동료 의원 편들어 주는 게 민주당식 의리냐"며 "동대문에서 '다소 친북' 조총련 행사를 개최할 확고한 신념의 소유자라면 인정해 드리겠다"고 적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