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내주 러시아 방문해 푸틴과 무기거래 논의”

NYT “김정은, 방탄 열차 타고 러 방문 유력”
“金·푸틴, 10~13일 동방경제포럼서 만날듯”
美 “北, 러와 정상급서 무기거래 논의 기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중순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무기거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포탄 등 무기를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위성과 핵추진잠수함 관련 기술을 전수받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관측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이 내주에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NYT는 북·러 정상이 오는 10~13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 나란히 참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 태평양 함대사령부 33번 부두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추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나 “우리는 김정은이 러시아에서의 정상급 외교접촉을 포함해 ‘이런(무기거래)’ 대화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평양에서 방탄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말 북한 지도부 경호 담당자들을 포함한 20명의 북한대표단이 평양에서 기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뒤 모스크바까지 비행기로 이동했는데, 미 정부는 이를 김 위원장의 방러 ‘사전답사’ 차원으로 판단하고 있다. NYT는 북한 대표단의 러시아행에 대해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NYT는 특히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포탄과 대전차미사일 지원에 합의할 것을 원하고 있고, 김 위원장은 러시아가 북한에 위성과 핵추진잠수함 관련 첨단 기술을 제공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에 식량지원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계획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7월 북한 ‘전승절’(정전협정 기념일)을 계기로 방북한 이후 논의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위원장은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를 위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했고, 쇼이구 장관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제안했다고 미 정부 당국자들은 전했다.

미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며 러시아가 북한 등 다른 나라들로부터 군사장비를 확보하려는 시도를 계속 찾아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미 정부는 그동안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무기 부족분을 조달하려는 정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 지난달 30일에는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이 두 정상 간 친서교환 첩보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북·러의 군사공조 강화 움직임을 강하게 견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