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다투어 인공지능 연구에 뛰어든 게임사들.. 어디까지 왔나

조학동 2023. 9. 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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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시대다. 블록체인이나 NFT(대체 불가 토큰), 메타버스가 새 시대의 먹거리로 주목받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관련 얘기가 쏙 들어가고 온통 세상의 화두가 인공지능으로 뒤덮였다.

이 같은 분위기는 게임업계도 마찬가지다. 초창기 엔씨소프트 정도만 공을 들인다고 알려졌던 인공지능 연구는 이제 웬만한 게임사들이 갖춰야 하는 필수 덕목이 됐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관련 연구 및 투자에 대한 발표가 쏟아지고 있다.

각 게임사들은 인공 지능에 대한 연구를 어떻게 진행하고, 또 현재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을까.

자타가 공인하는 게임업계 AI 선두는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는 게임업계 최고의 AI 연구 시설을 갖추고 또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는 기업이다.

엔씨소프트 로고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11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한 엔씨(NC)는 AI 전문 연구 인력만 300여 명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조직을 운영 중이다. AI 센터와 NLP(자연어처리, Natural Language Processing) 센터에서 게임 및 비게임 분야 AI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엔씨(NC)는 매년 'NC AI미디어 토크'와 인재 육성 프로그램 'NC Fellowship'을 운영하기로도 유명하다. 연세대와 한국어 AI 데이터 구축을 위한 공동 수업을 여는 한 편, 연합뉴스 측에 미디어 공동연구 성과 중 하나로 머신러닝 기반 AI 날씨 기사를 제공 중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 AI 미디어토크
리니지W에 적용된 AI 자동 번역 기술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들이 게임에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 '블레이드 & 소울'이나 '리니지 2M'에는 엔씨(NC)의 인공지능 기술이 이미 도입되어 있다.

실제로 '리니지 2M'의 초반에 등장하는 '여왕개미' 보스의 경우, 굴 안에 많은 자식들을 먹이기 위해 많은 먹이가 필요하며 많은 시체를 만든다는 전제로 움직인다.

때문에 기존의 단순 패턴으로 만들어진 보스들과 달리, 여왕개미 보스는 자신의 굴에 들어온 사람들 중에서 어떤 혈맹이 우세하고 위기인가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서 강한 혈맹에 버프를 주거나 약자에 스턴을 주는 등 최대한 많은 시체를 만들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이슈가 됐다.

또 엔씨(NC)는 자사의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 '퍼플(PURPLE)'에 자사의 인공지능 번역 엔진을 탑재하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만은 중국어, 한국어, 영어 쌍방향 번역이 가능하며, 일본에서도 일본어, 한국어, 영어 쌍방향 번역 기능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VARCO 로고

마지막으로 엔씨(NC)는 지난 8월 16일에 자체 AI 언어모델 'VARCO'를 공개하며 한 단계 앞선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VARCO'는 "AI를 통해 당신의 독창성을 실현하세요(Via AI, Realize your Creativity and Originality)"라는 의미를 가진 엔씨(NC) AI 언어모델의 통합 브랜드 명칭이다.

엔씨(NC)는 개인과 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소형-중형 규모의 한국어 전용 ‘VARCO LLM’을 우선 공개했으며, 이 서비스 모델들을 국내 기업 최초로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Amazon SageMaker JumpStart)를 통해서 배포하는 등 국내 게임사들 중에 가장 앞선 인공지능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엔씨(NC)의 뒤를 쫓는 국내 게임사들, 현주소는?

엔씨(NC)에 이은 타 게임사들도 인공지능 연구에 공을 들이긴 마찬가지다. 다양한 외부 협력과 함께 다양한 분야로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지난 4월 컴투스(대표 이주환)는 자사의 메타버스 전문 자회사 컴투버스(대표 이경일)를 통해 셀바스AI(대표 곽민철)와 메타버스 관련 기술 공동 연구 및 사업 협약을 진행했다.

셀바스AI는 음성인식, 음성합성, 필기인식, 광학문자인식, 자연어 처리 등 HCI 기술을 가진 인공지능 전문 기업으로, 이 협약을 통해 양사는 컴투버스와의 다양한 신규 사업과 컴투스 그룹의 콘텐츠 밸류체인과의 여러 협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포츠 박스 AI가 서비스 중인 '스포츠박스 3D 골프'

네오위즈는 지난 3월에 스포츠·피트니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스포츠박스 AI(Sportsbox AI)'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인공지능 분야로 뛰어들었다. 이 투자에 대해 네오위즈 측은 게임 및 IT 서비스 개발 노하우와 '스포츠박스 AI'의 인공지능 기술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한빛소프트는 지난 2월 중순에 인공지능 '딥 페이크' 대응 기술 특허를 미국에 출원했다. '웹어셈블리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을 이용한 디지털 콘텐츠의 위변조 판별 시스템 및 이를 이용한 디지털 콘텐츠의 위변조 판별 방법'에 대한 미국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해당 기술은 이미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한빛소프트는 이외에도 AI 음성 아바타 생성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40분 분량의 녹음된 음성 데이터만 있으면 페르소나(Persona) 감정 기반의 목소리를 지닌 3D 아바타를 제작할 수 있어 메타버스 및 NFT 관련 서비스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넷마블

넷마블(대표 권영식, 도기욱)도 잰걸음에 한창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17일까지 일본 도쿄(Tokyo) 및 온라인에서 동시 개최된 시그라프 아시아 2021(SIGGRAPH Asia 2021)에서 음성 대사 감정을 자동 인식하여 이를 기반으로 안면 애니메이션을 생성하는 기술(Emotion Guided Speech-Driven Facial Animation)을 공개한 바 있다.

또 넷마블은 지난해 11월 EMNLP 2021(Empirical Methods in Natural Language Processing 2021, 이하 EMNLP)의 AI 번역 후보정 기술 챌린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인공지능 기술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외에 펄어비스도 '붉은사막'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붉은 사막' 내에 게임 내 캐릭터와 대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용자 간 의사소통 등에 도움 주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펄어비스는 인공지능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개발 자동화를 이뤘고 이러한 기능들은 고품질의 그래픽 게임을 빠르게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대기 현상 처리 기술은 게임 속 하늘·태양·안개·빗줄기 등 날씨를 한 번에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식이다.

스마일게이트 AI 센터 'Smilegate.AI'

마지막으로 스마일게이트 또한 지난 2020년에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특화된 AI 센터 'Smilegate.AI'를 설립했으며, 꾸준히 친구처럼 소통하는 '매력적이고 인간적인 AI'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또 스마일게이트는 자사의 게임 플랫폼 스토브에 결제 사기 방지 AI를 접목시켜 사기 방지 확률을 65%까지 줄이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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