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찰 보물들 서울 온다…'백암산 백양사' 특별전

불교중앙박물관서 8일 개막...건칠불 등 132점 전시

천년 고찰 백양사는 전남 장성 백암산에 자리한다. 수려한 계곡, 전각과 어울려 빼어난 미(美)를 자랑한다. 632년 여환대사가 창건해 백양사라 이름 붙였고, 고려 명종 때 중연스님이 중창하면서 정토사라 개칭했다. 많은 고승이 이곳에서 수행하며 도를 닦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불교 유물을 남겼다. 그 불상과 불화가 대중에 공개된다.

5일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물관장 서봉스님은 '백암산 백양사' 특별전을 오는 8일부터 12월10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백양사의 유물과 전남 일대 불교문화를 알리는 자리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보물 8점을 포함해 성보 92건 132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고려 말기 제작된 '나주 불회사 건칠비로자나불좌상(보물)' '나주 심향사 건칠아미타불좌상(보물)'과 조선 초기 제작된 '나주 죽림사 건칠아미타불좌상(유형문화재)'가 최초로 한자리에 모인다. 건칠불(乾漆佛)은 삼베나 종이로 틀을 만든 뒤 반복적으로 옻칠을 해서 만드는 불상을 말한다.

최근 발원문(부처에게 소원을 비는 내용을 적은 글) '조성필공기'를 통해 조성연대가 1654년으로 확인된 '지장보살좌상'이 최초로 공개된다. 지장보살은 지옥의 중생을 구제하는 힘을 지닌 보살로, 천도재나 49재가 열리는 명부전(冥府殿)이나 지장전(地藏殿)에 자리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괘불(대형 불화)인 죽림사 '세존괘불탱'도 관람객을 맞는다. 아울러 1777년 영광 불갑사 '지장시왕도', 1892년 조성된 백양사 청류암 '신중도' 등도 전시된다.

다만 백양사 내 일부 국가문화재는 전시에서 제외된다. 1650년 조성 추성되는 '소요대사탑', 극락보전에 모셔진 1607년 '목조아미타불좌상', 1775년 '아미타회상도'는 크기가 커 이동과 전시과 어려운 관계로 특별전에 포함되지 못했다.

개막식은 오는 7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열린다. 전시를 위해 지역에서 서울로 옮겨지는 성보와 괘불의 이운 ·봉안의식은 개막식 당일 오전에 합동으로 치러진다.

서봉스님은 "귀중한 유물이 전남에서 먼 나들이를 했다"며 "가치가 높은 성보를 국보·보물로 승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