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홍범도 선거’ 되면 국민의힘 망해…지도부 나서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이념 문제’로 치달은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 “이렇게 나가면 이번 보궐선거가 아니라 내년 총선도 홍범도 선거를 치러야 한다. 국민의힘 망한다”고 우려했다.
하 의원은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이념 문제가 아닌데 이념 문제로 규정해서 꼬였다”며 “당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공산주의자라서 안 된다’ 이렇게 하는데, 40년대 소련 공산주의는 친미·반일이었고 지금 베트남 공산당은 친미·친한·반북이다”며 “공산주의자가 제일 혐오하는 게 세습이다. 홍범도 장군이 살아있다면 김일성, 김정은하고 싸웠을 것”이라며 공산주의자였다는 이유만으로 흉상이전을 논의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일부에서 독립운동가 중에 공산주의자는 (보훈대상) 1급이 아닌 2급, 3급 이런 식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공산주의가 주적인데 국군의 상징 등에 쓸 수 있느냐는 식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육사에서도 홍범도 흉상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컸다. 가장 큰 이유는 이념이 아니라 정서적 문제”라며 “소련 군복을 입은 사람에게 경례하니 육사 선배들이 당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정서적 문제 때문에 불편한 감이 있어서 육사에 있으면 불편하고 군인들에게 박대만 받으니 마음으로 독립기념관으로 옮겨서 홍범도 장군을 잘 모시자는 논리였다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 논리는) 그게 아니라 공산주의자라서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국민들은) 현 정부가 ‘더 절박한 문제가 무엇인지 모른다’, ‘왜 갑자기 철 지난 이념 문제를 가지고 싸우느냐’ 해서 분위기가 안 좋다”며 “국방부 앞에 있는 동상도 교체한다는 식으로 총선까지 가 ‘홍범도 선거’가 되면 부산도 다 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념이 중요한데 정율성 문제나 최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집회나 윤미향 의원 문제는 적절하지만, 홍범도 장군 문제는 적절하지 않다”며 “당 지도부가 총리, 장관, 대통령실 사람들과 만나 내용을 정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육사에서 (흉상 이전을) 이미 결정했다. ‘정서적으로 안 맞다’ 정도로 봉합하고 더 잘 모시기 위해 독립기념관으로 간다는 방향으로 잡고 끝내야지 자꾸 키우면 정말 감당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앞장서 주장하고 있는 3성 장군 출신 신원식 의원에 대해 “신 의원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것을 확전 안 했으면 좋겠다”며 “이념 문제로 오인 안 했으면 좋겠고, 자유시 참변 문제도 해석이 갈려있다. 역사학자에게 맡겨야할 문제이지 현 정부가 평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조총련이 주최한 관동대지진 100주년 추도식에 참석한 윤미향 무소속 의원에 대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낮에 ‘김일성 만세’부르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봐야지 그걸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 볼 건 아니다”라며 “조총련은 북한대사관을 대신해 있는 것이다. 남쪽에서 대표하는 집회가 있으면 당연히 남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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