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저는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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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온누리상품권 환급 안내판 한구석에서 평일에 구입한 수산물 영수증을 일주일 내 가져오면 교환해 준다는 고지 내용을 발견했다.
수산물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구매자들의 상품권 환급 편의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듯하다.
온누리상품권 환급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소비자가 구매하고 불편 없이 행사장에서 바로 환급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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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 기자]
▲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안내판 |
ⓒ 이혁진 |
점심을 마친 우리 일행은 온 김에 시장을 한번 구경하고 좋은 수산물이 있으면 사가기로 했다. 마침 2층에는 수산물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4일부터 14일까지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실시한다는 스탠드 안내판들이 줄지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다른 안내판에는 12월 15일까지 환급행사를 진행한다고도 되어 있다).
온누리상품권 환급제도는 우리 수산물을 구입하면 최대 2만 원을 소비자에게 돌려줘 국내 수산물을 보호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1인 일주일 2만 원 한도).
나는 회를 이미 먹었기에 매운탕 거리로 꽃게 다섯 마리를 구매했다. 싱싱해 보이는 새우 한 박스와 오징어 두 마리도 샀다. 점포 주인은 영수증에 서명과 아울러 국내산 수산물 품목을 꼼꼼히 기재하고 이를 전화로도 등록하는 것 같았다.
▲ 온누리상품권 환급 안내판 |
ⓒ 이혁진 |
러시아산 동태포를 제외한 가격은 4만1000원이 나왔다. 온누리상품권 환급 안내에 따르면 1만 원을 환급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나는 계산을 마치고 환급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때가 오후 2시 30분, 행사장에는 벌써 이십여 명이 환급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을 보니 온누리상품권 환급제도가 구매를 유도하는데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게 분명했다. 현장에서 상인들의 환급제도 홍보도 소비 유도에 한몫 하고 있다. 문제는 오전 9시부터 환급하는 주말과 달리 평일 환급은 오후 4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전어와 우럭 등 3만 8000원어치 수산물을 구입했다는 60대 남자는 오후 1시 반부터 기다리고 있다며 환급 시간을 불평했다.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환급 시간이 너무 늦다고 아우성쳤다.
정오쯤 와서 빨리 장을 본 구매자들은 환급을 받기 위해 두 시간 이상을 꼬박 기다리고 있었다. 제철 수산물을 사서 귀가를 서두르는 주부들에게 막무가내로 기다리게 하다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런데 온누리상품권 환급 안내판 한구석에서 평일에 구입한 수산물 영수증을 일주일 내 가져오면 교환해 준다는 고지 내용을 발견했다. 이를 기다리고 있는 구매자들에게 넌지시 알려주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누가 환급 받으려고 또 이곳에 들르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평일에 구매하면 영수증 날짜 상관없이 7일 이내 환급하고 주말은 당일 영수증만 환급해 주는 방식도 소비자들에게 복잡하고 헷갈리기 십상이다. 수산물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구매자들의 상품권 환급 편의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듯하다.
관리하는 곳에 문의하니, "해양수산부 방침에 따라 시행하고 있으며 4시로 정한 특별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온누리상품권 환급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소비자가 구매하고 불편 없이 행사장에서 바로 환급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나는 오후 4시까지 기다리는 것이 무모하다는 생각에 아쉽지만 환급을 포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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