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홍현석, 믿고 쓰는 황인범…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은?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중원 경쟁에 불이 붙을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9월 유럽 원정 A매치를 치른다. 8일 웨일스 카디프에서 웨일스와 맞붙고, 13일 잉글랜드 뉴캐슬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3선 미드필더 자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과 비교해 변화의 폭이 큰 편이다. 여러 이유로 자리를 유지한 선수는 황인범뿐이다. 지난 6월 A매치를 통해 A대표팀에 데뷔해 눈도장을 찍은 홍현석과 박용우가 재차 합류했고, 광주FC의 돌풍에 기여하고 있는 이순민이 처음으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4-4-2 혹은 4-2-3-1 시스템을 주로 활용하는 클린스만 감독은 3선에 수비적인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 한 명, 조금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미드필더 한 명을 배치한다. 큰 틀에서 박용우와 이순민이 경합을 벌이고, 황인범과 홍현석이 경쟁하는 구도를 예상할 수 있다.

공격수들에게 공을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할 황인범과 홍현석의 경쟁이 눈길을 끈다. 최근 붙박이 주전이었던 황인범의 자리에 홍현석이 도전장을 내미는 양상이다. 황인범은 지난 2018년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 첫 소집에서 A대표팀에 발탁된 것을 시작으로 점차 없어선 안 될 대표팀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황인범이 상대적으로 우위인 점은 역시 실적과 경험이다. 지금까지 A매치 45경기에 출전했고, 주전 멤버로 2019 아시안컵,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다녀왔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는 대표팀에 큰 자산이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황인범을 중용하고 있다. 황인범은 클린스만 체제 A매치 4경기 모두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고 골도 넣었다.

다만 최근 컨디션에 우려가 있다. 5일 츠르베나즈베즈다(세르비아) 이적이 확정됐으나, 이적을 추진하는 동안 전 소속팀 올림피아코스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팀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올 시즌 아직 경기 출전이 없다. 마지막 공식 경기는 지난 6월 A매치 엘살바도르전이었다.

A매치 2경기 교체 출전이 전부인 홍현석이 기회를 엿볼 수 있는 건 반대로 최근 활약상이 굉장히 좋기 때문이다. 홍현석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도 소속팀 KAA헨트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 중이다. A매치 기간 전까지 헨트가 치른 11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그중 10경기가 선발이었다.

공격포인트도 활발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를 포함해 11경기 3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특히 대표팀 합류 직전에 열린 벨기에 주필러 프로 리그 6라운드 클뤼프브뤼허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감각에 물이 오른 상태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두 선수가 공존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활용하는 포메이션을 가동한다면, 한 선수가 전진 배치될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뒤에 두고 두 명이 나란히 나서는 방법도 있다. 6월 A매치 페루전 당시에도 홍현석이 후반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 대신 교체 투입돼 황인범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 바 있다.

공격을 강조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3선을 두 선수로 꾸리는 장면도 나올 수 있다. 이 역시 6월 A매치 때 이미 선보인 상황이다. 엘살바도르전 후반 몸에 이상이 생긴 박용우가 빠지고 홍현석이 들어가 황인범과 호흡을 맞췄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