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1st] 대표팀으로 간 스팔레티, 김민재 없는 '나폴리 전술 이식' 성공할까

김정용 기자 2023. 9. 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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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아노 스팔레티 이탈리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나폴리를 우승시킨 뒤 이탈리아 지휘봉을 잡았다. 과제는 '전술 이식'이다.


이탈리아는 최근 로베르토 만치니 전 감독이 돌연 사임하면서 야인으로 지내던 스팔레티 감독을 급히 선임했다. 만치니 감독은 개인 사정으로 떠난다 밝혔지만 곧 거액 연봉을 받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 부임, 비판을 받았다. 스팔레티 감독의 경우 전 직장 나폴리에서 다른 팀을 맡지 못하도록 '안식년' 조건으로 결별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클럽이 아닌 국가대표팀 부임은 나폴리가 막을 수 없었다.


일간지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는 스팔레티 감독이 웃는 얼굴로 잔루이지 부폰 등 새 코칭 스태프와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다. 스팔레티 감독의 '심복' 마르코 도메니키니 코치 등 동행한 크루도 있지만, 전설적 골키퍼 출신인 부폰과는 깊은 인연을 맺은 적이 없다. 부폰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치고 일종의 매니저로서 대표팀에 합류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에서 썼던 전술을 이탈리아 대표팀에 그대로 이식할 것으로 보인다.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이 많고 포지션 체인지가 잦은 운용이다.


포메이션 자체는 문제가 없다. 전임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무려 5년 넘게 고수해 온 대형이기 때문이다. 다만 '유로 2020' 우승 이후 이 노선은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 포메이션 맞춤 선수들의 컨디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특히 레지스타(후방 플레이메이커) 자리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스팔레티 감독은 이 위치의 붙박이 주전이었던 조르지뉴, 유망주인 사무엘레 리치를 모두 뽑지 않았다. 마누엘 로카텔리와 브라이안 크리스탄테 중 한 명이 배치될 것으로 보이는데, 둘 다 만치니 감독 시절에는 메찰라(좀 더 전진한 위치에서 측면까지 커버하며 공격에 가담하는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던 선수들이다.


수비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번에 뽑힌 센터백들은 인테르밀란, 라치오, AS로마, 아탈란타 소속인데 라치오를 뺀 세 팀은 모두 스리백을 쓴다. 만치니 감독 시절에는 조르조 키엘리니와 레오나르도 보누치를 위시한 수비수들의 기량이 워낙 탁월해 어느 전술이든 소화할 수 있었지만 현재 세리에A 트렌드는 포백과 거리가 있다.


나폴리에서 스팔레티 감독이 지휘했던 센터백은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된 김민재를 비롯해 4명 모두 외국인이었다. 감독을 바꾼 현재 나폴리도 지난 시즌에 비해 센터백의 역할을 줄인 전술을 쓴다. 김민재의 커버 범위와 빌드업 가담 능력을 온전히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기라성 같은 이탈리아 수비진에서도 찾기 힘들다. 타협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는 나폴리와 더불어 라치오 선수들이 갈수록 중용될거라 짐작할 수 있다. 4-3-3을 쓰는 팀은 세리에A에서 소수지만 마침 지난 시즌 세리에A 1, 2위를 차지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리면 포메이션 적응 문제를 최소화하고 기둥으로 삼을 수 있다.


이번 대표팀에 나폴리 선수는 4명이다. 그 중 수비수 조반니 디로렌초는 원래 대표팀 주전이었기 때문에 스팔레티 감독 부임 후 더욱더 확고한 입지를 유지할 것으로 짐작된다. 수비수를 10명이나 뽑았는데 센터백이 5명, 레프트백이 3명이고 라이트백은 2명에 불과한데다 디로렌초의 서브인 마테오 다르미안은 멀티 플레이어다.


특히 나폴리 시절 제자인 알렉스 메레트가 스팔레티 감독과 유독 반갑게 인사한 점도 이목을 끌었다. 메레트는 대형 유망주임에도 오랫동안 안정감 부족을 지적 받다가 지난 시즌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 주역으로 활약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지난 시즌 세리에A 최우수 골키퍼 이반 프로베델, 토트넘으로 이적하자마자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굴리엘모 비카리오까지 누굴 주전으로 끌어올려도 이상하지 않다. 붙박이 주전이었던 잔루이지 돈나룸마 역시 명문 파리생제르맹(PSG)의 주전으로 활약 중이지만 늘 플레이스타일과 기복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받았기 때문이다.


그밖에 나폴리 윙어 도메니코 베라르디와 자코모 라스파도리가 선발됐다. 라치오는 총 5명이 뽑혔다. 라치오 센터백 듀오를 세우는 것도 가능하며, 윙어 마티나 차카니는 로렌초 인시녜가 떠난 왼쪽 측면을 책임질 수 있을만한 인재다.


이탈리아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유로 우승 직후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했다. 최근 월드컵 2회 연속으로 예선 탈락하는 치욕을 당했다. 현재 '유로 2024' 예선이 진행 중인데, 초반 빅 매치였던 1라운드 잉글랜드전에서 패배했다. 9월에 열리는 경기는 북마케도니아, 우크라이나와 갖는 2연전이다. 스팔레티 감독이 만치니 시절과는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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