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에도 밀린 르노…완성차 중견 3사 내수시장 '고전'
르노코리아, 월간 판매 벤츠‧BMW 이어 아우디에도 뒤쳐져
라인업 축소로 1~2개 차종에 의존…신차 개발여력 축소 '악순환'
르노코리아자동차와 한국GM, KG 모빌리티 등 완성차 중견 3사의 내수시장 판매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완성차 업체간 점유율이 3사 도합 8% 수준까지 쪼그라든 것은 물론, 수입차 상위권 업체들에게까지 줄줄이 추월당했다.
한두 개 차종에 내수 시장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지금의 구조가 지속된다면 점유율 회복은 요원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중견 3사의 8월 내수 판매실적은 도합 8702대로 완성차 5사 전체 판매실적(10만6482대)의 8.2%에 불과했다.
이는 완성차 5사 체제가 구축된 이래 역대 월간 최저 점유율이다.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자동차의 92%는 현대차‧기아 브랜드인 셈이다.
업체별로 르노코리아의 판매대수가 1502대로 가장 저조했다. 완성차 5사내 점유율은 1.4%에 불과했다. 한국GM(3297대)과 KG 모빌리티(3903대)도 각각 3.1%, 3.7%를 점유하는 데 그쳤다.
이같은 판매실적은 국내 생산시설이 없는 순수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해도 저조한 수준이다. 완성차 중견 3사는 이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수입차 ‘투톱’에는 밀린 지 오래고 르노코리아의 경우 아우디-폭스바겐 형제들에게도 뒤쳐질 판이다.
8월 벤츠는 6588대를 판매했고, BMW는 6304대를 팔았다. 1551대를 판매한 아우디까지 르노코리아를 앞섰다. 1417대를 판매한 폭스바겐도 큰 차이가 없다.
이들 4사 외에 포르쉐, 렉서스, 볼보, 미니(MINI)까지 포함해 총 8개의 수입차 브랜드가 8월 세 자릿수 판매를 기록했다.
완성차 중견 3사의 내수 시장 부진은 모델 수 축소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2010년대만 해도 대부분의 세그먼트에서 현대차‧기아와 중견 3사가 경쟁했으나, 지금은 중견 3사의 국내생산 판매 모델 라인업이 2~5종에 그친다.
판매 부진으로 신차에 투자할 여력이 줄고, 모델 라인업이 축소되니 판매량은 더욱 감소하는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국내 판매 차종이 XM3와 SM6, QM6 등 3종 뿐이다. 수입 판매모델로 상용차 마스터가 있지만, 8월 판매량은 전무했다.
이들 중 5년 이내에 풀체인지된 모델은 2020년 3월 출시된 XM3가 유일하다. 지난해 10월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긴 했지만 판매물량에 큰 기여는 못하고 있다. QM6는 2016년 9월 출시 이후 8년째 풀체인지(완전변경)가 없다. 2019년 6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가했으나 신차 느낌은 크지 않다.
SM6는 2016년 3월 출시 이후 2020년 7월 한 번의 페이스리프트가 이뤄졌다. 판매량은 월평균 200대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XM3와 QM6 두 개 차종으로 내수 시장을 꾸려나가는 형국이다.
올해는 신차 출시 계획이 없고, 내년 하반기나 돼야 길리그룹과 합작으로 개발 중인 D세그먼트(중형급) 하이브리드차가 출시된다. 이때까지는 기존 노후 모델들로 버텨야 하는 형편이다.
KG 모빌리티는 그나마 사정이 좀 낫다. 판매 차종이 티볼리, 코란도, 토레스, 렉스턴, 렉스턴스포츠 등 5종이다.
하지만 이들 중 토레스를 제외하면 모두 노후 모델이다. 유일한 국산 픽업트럭이라는 희소성으로 꾸준히 수요가 뒷받침되는 렉스턴스포츠와 토레스 두 개 차종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토레스는 이제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8월 판매는 1592대로 전년 동월 대비 56.2%나 줄었다.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앞으로도 세 자릿수 판매는 유지하겠지만 지난해와 같이 3000대 이상씩 팔리는 볼륨 모델의 역할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렉스턴스포츠의 경우 내년 기아에서 모하비 기반의 픽업트럭(타스만)을 출시하면 독점적 지위를 잃는다. 주력모델 2종 모두가 위기인 셈이다.
그나마 KG 모빌리티는 올해 신차 출시계획이 있다. 토레스 기반의 순수 전기차 ‘토레스 EVX’가 오는 20일 출시된다. 이 차의 역할이 막중하다. 경쟁사 대비 수출물량이 적은 KG 모빌리티로서는 내수 판매가 뒷받침 돼야 후속 신차 개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토레스 EVX의 성공 여부가 KG 모빌리티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
한국GM은 전체 라인업은 다양한 편이지만, 대부분 수입 차종이고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차종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2종 뿐이다.
국내 생산 판매와 수입 판매라는 ‘투 트랙’ 전략을 내세운 게 무색하게 수입 모델은 전기차 볼트 EUV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판매량이 많지 않아 사실상 국내 생산 2종이 내수 물량을 지탱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디자인과 가격 측면에서 반응이 좋은 편이다. 8월까지 2000대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 미국에서의 주문이 밀려 있어 내수물량 공급에 한계를 보이는 상황만 아니라면 이보다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달 19일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돼 시장 반응을 봐야 하겠지만 당분간 월 세 자릿수 판매량은 기대할 수 있는 차종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꽤 긴 시간 동안 이들 두 차종으로 내수 시장을 꾸려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지난 2018년 산업은행과 한국GM 경영정상화 지원에 합의하면서 이들 두 차종의 국내 생산 투입을 약속한 이래 추가 신차 투입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금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경쟁력을 유지한다 해도 모델 노후화가 심해질수록 판매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GM의 전동화 전환 스케줄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들 차종의 풀체인지 모델이 나올 가능성도 희박하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는 여러 세그먼트에서 라인업을 갖추고 모델 노후화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후속모델을 출시하는 사이클이 이어져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지금의 완성차 중견 3사는 라인업이 빈약해 신차 한 종만 실패해도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는 불안한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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