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한미 동맹, 트럼프의 등장도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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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이 노동절 연휴를 즐기고 있을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노조 행사에 참석했다.
'노조의 챔피언'을 자임하는 바이든의 필라델피아행은 이제 낯설지 않다.
미 언론들은 연일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결을 기정사실로 보고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2017년 취임 첫날처럼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퍼포먼스를 벌일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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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이 노동절 연휴를 즐기고 있을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노조 행사에 참석했다. ‘노조의 챔피언’을 자임하는 바이든의 필라델피아행은 이제 낯설지 않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꼭 잡아야 하는 필승지역인 탓이다. 바이든의 내년 대선 출마는 기정사실이다. 당내 경쟁자도 없다. 대부분의 잠룡은 2028년 대선을 위한 기반 마련에나 몰두하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기반으로 승리를 기대해야 할 상황이지만 바이든의 당선은 ‘시계 제로’ 상태다.
각종 추문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건재는 심상치 않다. 트럼프 역시 공화당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떨어뜨리며 내년 대선을 겨냥하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기소는 오히려 지지층의 집결로 이어지고 있다. 미 언론들은 연일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결을 기정사실로 보고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결과는 백중세. 누가 이길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혼란 속에 끝난 2020년 대선의 2라운드의 예고나 다름없다.
대선이 1년여 남은 시점에서 바이든 정부가 국면을 바꿀 업적을 만들기는 어렵다. 반도체법,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같은 정책이 더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다. 바이든 정부의 핵심 인사들도 속속 임무를 마무리하며 대선 체제로 돌아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대아시아 정책을 관장한 커트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 조정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의 이탈이다. 과거 친일본 성향으로 한국 여야 정치인들의 반발을 샀던 셔먼은 지난 6월 은퇴했지만, 그의 정책이 한·미·일 관계에 끼친 영향은 지대했다는 것이 미 외교가의 평이다. 최근 워싱턴 정가에서는 ‘아시아 차르’로 불리며 대중국 정책을 주도해온 캠벨 역시 곧 백악관을 떠난다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 국가경제위원장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부인 레이얼 브레이너드를 위한 양보라는 후문이다.
트럼프가 백악관을 다시 차지한다면 미국 경제·정치는 물론 국제정세에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트럼프는 2017년 취임 첫날처럼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퍼포먼스를 벌일 것이 분명하다. 리처드 하스 전 미 외교협회장은 지난 6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안보의 가장 심각한 위협은 미국이라고 했다. 이는 다분히 트럼프의 등장을 경고한 발언이다. ‘미국 외교의 스승’으로 불리는 하스 전 회장의 발언은 미국이 스스로 초래할 각종 변화가 자신들은 물론 세계 안보 경제를 뒤흔들 태풍의 눈이 될 것임을 예견하고 있다.
하스의 진단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찌감치 대비해두지 않는다면 파장은 더 클 수 있다. 한미 동맹 관계에서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국가 안보와 번영을 위한 가장 중요한 축이다. 그 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예고가 이어지고 있다면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접촉이 어려운 만큼 정당 차원에서 나설 필요도 있다. 지금은 야당인 미국 공화당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당선자 신분의 트럼프를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가기까지 했다. 지나칠 필요는 없지만 뒤늦어서도 안 된다.
백종민 오피니언 부장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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