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예상대로 올해 첫 반등…불확실성 속 하락 여부 주목

박진석 2023. 9. 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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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소비자물가 상승 폭 23년 만에 최대
국제 유가 등 물가 불확실성 변수 우려
정부 “일시적 요인…둔화 흐름세 여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개월 만에 다시 3%대에 진입했다. 호우·폭염 등 영향에 일시적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는 올랐고 그간 기저효과로 물가 둔화를 견인했던 석유류 상승 폭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향후 국제 유가 추이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는 물가 안정 회복을 위해 주요 품목 가격·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8월 소비자물가 3.4% 상승…23년 만에 상승 폭 최대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4% 증가했다.

올해 4월 3.7%를 기록한 뒤로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특히 물가상승률은 전달(2.3%)과 비교해 1.1%p 커졌다. 이는 2000년 9월(1.1%p) 이후 최대폭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5.0%에서 올해 1월 5.2%로 올랐다. 그 뒤로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 7월 2.3% 등 둔화세가 이어지다 8월부터 상승 전환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호우·폭염 등에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뛰었다. 지난달 농산물과 수산물은 1년 전보다 각각 5.4%, 5.8%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자연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는 신선식품지수도 5.6%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과실류가 13.2% 올랐는데 사과(30.5%)와 복숭아(23.8%) 등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채소류는 1.1% 하락했지만 전원 대비로 보면 16.6% 상승했다.

일상생활에서 소비자들이 자주 많이 구입하는 생활필수품 144개 대상으로 구성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9% 증가했다. 올해 3월(4.4%) 이후 최대 폭이다.

석유류는 11.0% 하락했다. 지난해 이맘때 국제 유가가 워낙 크게 뛰었던 기저효과 탓이다. 통계청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하락 폭 둔화가 이달 3%대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3%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근원물가가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8월 물가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변동이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정부, 변동성 크지만 예상한 수준

정부와 한국은행은 3%대까지 오른 물가상승률에 대해 기존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8월 경제전망 당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대부분 기저효과에 상당 부분 기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월 이후에는 개인서비스 물가 둔화와 농산물가격도 계절적으로 안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3% 내외로 등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물가 경로상에 국제유가 추이와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흐름 등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어서다.

정부 역시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9월에 국제 유가·기상여건 등 높은 물가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이라며 “정부는 물가 안정 흐름 조속한 회복을 위해 주요 품목 가격·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기재부 제1차관도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7월 중순부터 큰 폭으로 상승한 국제 유가가 국내에 반영되고 호우·폭염 등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 일시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8월 물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 유가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전반적인 물가 둔화흐름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며 “10월 이후부터는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하면서 물가가 다시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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