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김성근의 뚝심, 무사 만루 위기 극복한 정현수
[김상화 기자]
▲ 지난 4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 JTBC |
JTBC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가 동원과기대를 꺾고 4연승에 성공했다. 4일 방영된 <최강야구> 56회에선 몬스터즈 대 동원과기대의 2차전(종합 18차전) 내용이 소개되었다. 두 팀의 첫 만남이 다뤄진 지난주 방송에선 타선 폭발+상대 실책 등에 편승한 대량 득점에 힘입어 13대 3, 8회 콜드게임 몬스터즈의 3연승으로 종료된 바 있다. 기세를 몰아 몬스터즈는 4연승을 노리고 동원과기대를 만나게 되었다.
이에 맞선 동원과기대는 "2번의 패배는 없다"는 각오로 이른 새벽부터 강훈련에 돌입했다. 1차전에선 안타를 아주 못친 건 아니었지만 초반 대량 실점이 끝내 발목을 잡았던 터라 이날 만큼은 확실하게 몬스터즈 선배들을 틀어막기 위해 팀이 자랑하는 좌완 투수들인 김주훈, 전이창 등을 내세워 반격에 나섰다.
결과는 2대 1 몬스터즈의 신승. 시속 140km대를 웃도는 동원과기대 투수들의 구위에 몬스터즈 타선은 3안타로 꽁꽁 묶였지만 이번에도 볼넷, 수비 난조 등을 틈 타 얻어낸 점수를 끝까지 지키면서 1점 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몬스터즈는 13승 5패(승률 0.722)를 기록하며 순항을 거듭했다.
▲ 지난 4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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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경기 전 눈길을 모은 장면은 선공개 영상으로도 소개된, 무려 1시간 30분에 걸친 지옥의 특타였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정의윤이다. 최근 치른 8경기 중 4경기에서 정의윤은 무안타에 그치는 부진을 겪고 있었다. 이에 가만히 있을 김성근 감독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날은 때마침 정의윤의 생일이었다. 쉼 없이 던져지는 토스볼부터 배팅볼까지 정의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생일 선물을 맞이했고 연이은 스윙 연습에 정신이 혼미해진 그는 훈련 종료 후 진심 반, 장난 반으로 후배들의 등에 업혀 경기장에서 물러나는 재미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정의윤의 기진맥진한 모습을 지켜 본 제작진과 동료 선수들은 "이렇게 하고 경기 못 나가면 제일 웃긴데..."(장시원 PD), "이러고 시합 나가도 방망이 안돌아요"(이대호)라는 반응을 내놓았고 그들의 예상(?)대로 정의윤은 이번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어 짠함과 웃음을 동시에 안겨줬다.
▲ 지난 4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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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즈는 이날 동원과기대 타자들에게 10개 이상의 안타를 허용할 만큼 모처럼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투수들의 호투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4회 2루타와 안타를 묶어 1점만 내준 것이 이날 경기 실점의 전부였다. 이와 더불어 간만에 빈타에 허덕였던 타선은 짧은 순간 응집력을 발휘했다.
1회초 정근우의 몸 맞는 공 출루 후 내야 땅볼 2개로 얻은 2사 3루 기회에서 몬스터즈는 상대 선발 투수 김주훈의 폭투에 힘입어 먼저 점수를 얻어냈다. 추가점의 주인공 역시 몬스터즈였다. 4회초 안타-볼넷-안타를 묶어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정성훈은 상대 투수의 직구를 노려 쳐 외야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선취 타점을 얻어냈다. 4회말 안타 2개를 맞으면서 2대 1 추격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감했다.
반면 동원과기대는 무려 6차례나 선두타자 출루로 기회를 얻었지만 후속타 불발, 도루 실패 등으로 점수 연결에 실패했다. 특히 무사 만루 절호의 기회를 만났던 8회말엔 몬스터즈 구원투수 정현수의 구위에 눌려 무득점에 그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 지난 4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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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기 종료 후 선정되는 MVP에는 투수 정현수, 포수 박재욱이 함께 뽑혔다. 두 배터리의 활약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6회말부터 마운드에 올라온 정현수는 2이닝을 깔끔하게 막았지만 8회말 뜻하지 않은 위기에 직면했다. 볼넷-안타-안타로 무사 만루를 허용한 것이다.
이럴 때 많은 팀 감독들은 투수 교체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 법했지만 김성근 감독은 잠깐의 미동조차 보이지 않은 채 계속 정현수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정현수는 삼진-내야 땅볼-삼진 등 연달아 3아웃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8회말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뚝심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한 것이었다. 정현수 역시 무너질 수도 있는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스스로 이를 극복하면서 감독의 신임에 제대로 보답했다.
무더운 7월 낮 경기에서 9이닝 내내 무거운 장비 착용하고 투수들을 이끈 박재욱의 공로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많은 안타를 내줬지만 실점 봉쇄가 이뤄진 부분에서 그의 수비 역시 한 몫을 담당했다. 안정적인 볼 배합과 투수 리드, 블로킹, 도루 저지 등으로 안타 이상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지난주 같은 화끈한 공격력은 이날 경기에선 볼 수 없었지만 대신 그 자리를 메워준 건 1점 승부의 박진감이었다. 이번 역시 경험의 차이가 두 팀의 희비를 갈라 놓았다. "아마 제일 (건강이) 나빠진 사람이 단장"이라는 김 감독의 농담처럼 장 PD를 비롯한 제작진 및 시청자들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피말리는 접전 승부의 진수를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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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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