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세안·G20 순방… '비즈니스 거점' 확보 총력
아세안·G20 통해 韓 '책임외교' 강조
세일즈 위한 최소 14건 양자회담 진행
윤석열 대통령이 5일부터 11일까지 5박 7일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인도 순방길에 오른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다자회의뿐만 아니라 최소 14개에 이르는 소다자·양자 회담과 경제 행사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비즈니스 거점 확보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의 아세안·G20 정상회의 참석은 2년 연속이다.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지역이면서 신흥경제국으로 부상 중인 인태지역의 전략적 요충지인 만큼 경제협력과 공급망 확보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는다는 게 대통령실의 구상이다. 북한의 핵 위협·남중국해 문제·우크라이나 전쟁 등 역내외 현안과 관련해서도 자유민주주의를 통한 해결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거듭 강조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5~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18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하고, 8~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우선 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현지에서 동포 만담회를 갖고, 이튿날인 6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상외교에 돌입한다. 한국이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의 3개국 조정국이자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인 만큼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아세안 연대구상'에 대한 이행안의 본격적인 시행을 천명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인태지역에 IT·친환경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를 적극적으로 펼쳐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뿐만 아니라 IT, 친환경 인프라 조성 등 미래 먹거리 확보로 이어질 수 있게 책임외교를 경제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7일 EAS에서는 북핵 문제를 포함한 역내 현안과 국제 현안에 대해 입장을 개진하고, 국제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 수립에서 한국은 무엇을 기여할 것인지를 피력한다. 8일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을 갖는다. 윤 대통령은 8일 인도 뉴델리로 이동, 9~10일 양일간 G20 정상회의 3개 세션(하나의 지구·하나의 가족·하나의 미래)에 참석한다. 9일 저녁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고, 10일에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 함께 '간디 추모공원'을 찾는다.
인태지역 등에 대한 ODA 이외에도 양자회담을 통한 비즈니스 외교에도 나선다.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 한-인도 정상회담을 비롯해 최소 14개국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현재 확정된 양자회담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캄보디아 ▲쿡 제도 ▲캐나다 ▲라오스 ▲인도 ▲스페인 ▲아르헨티나 ▲모리셔스 ▲방글라데시 ▲코모로 13곳이다. 대통령실은 추가로 6개국과의 양자회담을 조율 중이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한국이 비즈니스 네트워크 추가하는데 거점으로 작용되는 만큼 방산, 우주항공 산업, 인프라 등 경제관련 협력 관계를 심화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정상회담 외에도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민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한-인니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 등 40여명이 참석한다.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인도는 14억명이 넘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평균연령 27세의 젊은 인구 피라미드를 가진 시장이다. 또한 '세계의 공장',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만큼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실 입장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은 한-인도 정상회담을 통해 방산, 원전뿐만 아니라 우주산업, 반도체 협력 등을 논의하고,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관계'(CEPA)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우리의 실용 네트워크,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데 있어 상당히 중요한 거점"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번 순방에선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간 양자회담이 기대를 모았지만, 시 주석이 이번 회의에 불참하면서 한중 정상회담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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