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늘었는데 소득은 9개월만 '역성장'…"상저하고 어렵다"(종합)

서소정 2023. 9. 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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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0.1%↓·정부소비 2.1%↓

올해 2분기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6% 성장하며 역성장을 피했다.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물가요인을 제거한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분기보다 0.7% 줄었다. 2분기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펜트업(코로나19로 지연된 소비 재개) 소비가 약화하고, 중국 경기 회복세도 부진하면서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 달성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2분기 성장률 0.6%…속보치와 동일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앞서 7월25일 발표된 속보치(0.6%)와 동일한 수치다.

분기별 성장률은 2021년 3분기(2.3%) 이후 지난해 1분기(0.7%), 2분기(0.8%), 3분기(0.2%)까지 9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뒤 수출 급감으로 지난해 4분기(-0.3%) 마이너스 전환했지만, 올해 들어선 1분기(0.3%)에 이어 2분기까지 연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설비투자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위축됐다. 민간소비가 의료·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줄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를 중심으로 2.1%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부진 등으로 0.8%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었으나 기계류가 늘어 0.5%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등이 늘었으나 석유제품 등이 줄면서 0.9% 감소했고, 수입은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3.7%나 감소했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정부소비(-2.1%)와 건설투자(-0.8%) 성장률은 각 0.1%포인트, 0.5%포인트 하향 조정됐고, 설비투자(0.5%)·수출(-0.9%)·수입(-3.7%)은 각각 0.7%포인트, 0.9%포인트, 0.5%포인트씩 상향 조정됐다.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은 1.4%포인트로 커졌다. 소비가 주춤하면서 그나마 순수출이 2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린 셈이다.

2분기 명목 GNI 1분기보다 0.2% 줄어…3분기만 감소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565조7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0.2% 감소했다. 명목 GNI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3분기(-0.3%) 이후 3분기만이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9조3000억원에서 13조7000억원으로 크게 줄면서 명목 GDP 성장률(0.9%)를 하회했다.

물가요인을 제거한 실질 GNI는 473조 6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0.7% 줄었다. 실질 GNI의 감소는 실질 GDP 성장(0.6%)에도 불구하고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4조9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줄고 교역조건이 악화해 실질무역손실이 34조원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GNI 감소에 대해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 익금 불산입 제도 시행으로 배당이 늘면서 1분기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역대 최대였고, 2분기도 역대 두 번째였지만 기저 효과로 전 분기보다는 줄었다"며 "수출품 가격보다 수입품 가격이 더 크게 올라 교역조건이 나빠진 것도 감소 요인"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향후 GDP 전망에 대해 최 부장은 "우리나라 경제에서 소비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수출 부진도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면서 "다만 국내 펜트업 소비 약화, 더딘 중국 경제 회복세,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 등 하방 요인과 중국 단체 관광객 유입, 미국 경기 연착륙 등 상방요인이 혼재해 불확실성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 특히 소비가 감소하고 설비투자도 감소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2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실질소득 감소로 향후 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낮고, 소비심리도 점차 꺾이고 있어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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