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오렌지색" 멸종위기 '황금박쥐' 치악산에도 살고 있었다

오렌지 빛 털과 날개 막이 특징인 붉은박쥐
서식 조건 까다로워 강원 권에서는 드물어

일명 '황금박쥐'로 불리는 붉은박쥐가 강원 원주 치악산국립공원 일대에서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치악산에 8년째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천연기념물인 일명 '황금박쥐' 붉은박쥐의 모습. [사진=국립공원공단]

4일 국립공원공단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이자 천연기념물 제452호인 붉은박쥐가 치악산 일대의 같은 서식지를 8년간 이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2015년 치악산국립공원 공원자원조사에서 최초로 붉은박쥐 서식을 확인한 공단은 서식지 이용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플라스틱 링 형태의 가락지를 부착했다. 이후 매년 조사·모니터링을 통해 동일 개체가 8년간 같은 서식지를 이용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붉은박쥐는 선명한 오렌지색을 띠는 털과 날개 막, 귀가 특징이다.

붉은박쥐는 전국에 분포하고 있지만, 개체 수가 적어 관찰이 어렵기 때문에 관련 연구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붉은박쥐는 주로 전남과 충청지역에서 분포하고 있으며(약 40~360개체 이상) 강원권에서는 드물게 발견되는 편이다.

지금까지 2014년 오대산에서 최초 발견된 이후 2015년 치악산(3개체), 2019년 인제군 등지에서 발견됐다.

치악산에 8년째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천연기념물인 일명 '황금박쥐' 붉은박쥐의 모습. [사진=국립공원공단]

붉은박쥐는 6개월 이상의 긴 겨울잠을 잘 때 온도와 습도가 충족되는 장소(대기 온도 12~15℃, 대기습도 95% 이상 등)를 택한다. 장소의존성이 강한 생물로, 강원에는 붉은박쥐의 서식 조건에 맞는 장소가 제한적이다. 그만큼 8년간 서식이 확인된 치악산의 경우 지속적인 보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송재영 생태연구부장은 "이 연구를 통해 국립공원 지정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됐다"며 "붉은박쥐의 생태정보를 확보하고 효과적으로 보호·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