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외화대출 90조…환율 불안·수출 부진 '이중고'

부광우 2023. 9. 5. 10: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4대 은행이 내준 외화대출이 올해 들어 1조원 가까이 더 불어나면서 90조원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외화대출 평균 잔액은 총 91조565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9188억원)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외화대출 규모가 26조668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0.4% 증가하며 조사 대상 은행들 중 최대를 기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1조원 가까이 더 늘어
銀 재무에 부담 요인 될 수도
시중은행 직원이 미국 달러화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국내 4대 은행이 내준 외화대출이 올해 들어 1조원 가까이 더 불어나면서 90조원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널뛰기를 이어가자 달러를 미리 쌓아둬야 한다는 기업의 불안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와중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외화대출의 건전성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은행권의 재무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외화대출 평균 잔액은 총 91조565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9188억원)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외화대출 규모가 26조668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0.4% 증가하며 조사 대상 은행들 중 최대를 기록했다. 국민은행 역시 25조2896억원으로, 신한은행도 20조6292억원으로 각각 4.3%와 0.2%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우리은행의 외화대출만 18조9784억원으로 1.5% 줄었다.

4대 은행 외화대출 평균 잔액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에서 나가는 외화대출이 몸집을 계속 불고 있는 배경에는 기업들의 자금 확보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외화대출은 금융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외국환은행이 특정 목적에 한해 융자를 외화로 해주는 제도로, 그 주요 대상이 대부분 기업으로 한정돼 있다.

외화대출을 찾는 기업들이 더욱 늘고 있는 배경에는 널뛰기를 벌이고 있는 환율이 자리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자 조금이라도 미리 외환을 구해두자는 불안 수요가 커진 형국이다. 외환이 많이 필요한 기업들이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달러 확보에 나섰던 이유다.

지난해 말 1267.3원으로 장을 마감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2월 초 1220원 아래로까지 떨어졌다가, 5월 들어서는 1340원을 넘기기도 했다. 그러다 상반기 말 1310원 대로 다소 상승세가 꺾이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시 전반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무역 상황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달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518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 줄며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렇게 되면 수출 기업이 많이 이용하는 외화대출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나빠진 무역 여건에 따른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가 은행권에까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재무 관리 차원에서 봐도 외화대출 증대는 은행 입장에서 마냥 달가운 소식이 아닐 수 있다. 늘어난 대출만큼 이자 수익을 거둘 수는 있겠지만, 은행의 건전성 지표 관리에 부담을 안길 수 있는 측면도 있어서다.

외화대출은 은행 회계 상 원화로 환산돼 위험가중자산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위험가중자산은 은행의 자본력을 악화시키는 핵심 요소다. 은행의 자본 적정성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인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도 보유 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서 계산한다. 결국 외화대출 확대와 환율 상승이 맞물리면 BIS 비율에 이중고를 안길 수 있는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은행과 기업 모두 외화 자금 조달 필요성이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선제적인 달러 확보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